2008/03 9

우리집에 놀러 오려면 예약을 해야한다.

우리집은 호텔이다. 내가 호텔에 산다던가 호텔을 경영한다던가 하는 것은 아니고 우리 집을 호텔처럼 지인들에게 열어두었다는 뜻이다. 사는 동네가 물가가, 특히 집세가 미국에서 가장 비싼 지역 중 하나이니만큼 우리집은 큰 집은 아니다. 침실 하나, 부엌 하나, 거실 하나가 전부이다. 그래서 지인들이 오면 잘 곳이 거실 밖에 없다. 사람을 좋아하고 함께 부대끼며 사는 것을 좋아하는 부부라 아예 처음에 이사올 때 침대 겸용 소파를 샀고 거실 입구에는 커튼도 달아 놓았기 때문에 손님이 있을 때면 거실이 사랑방이 되는 것이다. 하도 자고가는 사람들이 많아서 재미삼아 엑셀에 기록을 해보았다. 우리집 숙박계인 셈이다. 우리가 이 집에 이사온 2006년 7월 말부터 현재까지 약 1년 8개월간, 날수로 약 600일간 누가..

Y군/Life Streaming 2008.03.26

뉴욕의 합법적 쌈질 이벤트 - Pillow Fight NYC

최근 몇년 사이에 3월 말이면 뉴욕시의 유니온 스퀘어 (Union Square)에서 뉴요커들이 모여서 불특정 다수를 두들겨 패고 얻어 맞는 이벤트가 생겼습니다. 반드시 부드러운 베개를 써야 한다는 규칙이 있기는 하지만요. "Pillow Fight NYC"라는 이름을 가진 이 이벤트가 바로 내일(3/22)입니다. 여느 대도시의 사람들처럼 바쁘고 각박하게 살아가는 뉴요커들이 모여서 동심으로 돌아가 즐거운 시간을 가지면서 스트레스도 풀고 친구도 사귀는 재밌는 이벤트입니다. Newmindspace라는 곳에서 주최하고 있고 시작한지 얼마 되지는 않았지만 해마다 더욱 많이 사람들이 모여들고 있다고 하네요. 뉴욕시 뿐만 아니라 토론토에서 하는 것 같네요. 공식사이트는 여기입니다. Newsmindspace에서는 배게싸..

뉴욕, 뉴요커 2008.03.21

한밤중의 황당한 볼거리, Elephant Walk in NYC

어제밤에 누가 저한테 전화를 했다면 아마 제가 미쳤다고 생각했지도 모르겠습니다. 왜냐면 제가 이렇게 말을 했을 테니까요. "지금 뉴욕시, 미드타운에 코끼리들이 걸어다니는걸 구경하러 왔어~! 지금 무지하게 춥고 새벽1시야." 네, 진짜로 어제밤 1시에 와이프랑 미드타운에서 코끼리들이 돌아다니는 걸 보러 갔습니다. www.elephantday.com에서 말하길, "Every year the Ringling Brother's Barnum and Baily Circus rolls into New York City. In anticipation of the event, the circus walks their elephants through Manhattan and on to Madison Square Garde..

뉴욕, 뉴요커 2008.03.20

집중해서 일하자 - 시간관리에 관한 생각 03

똑같이 24시간을 가지고 사는 사람인데 엄청난 양의 일을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들을 보면 일주일 40시간 가량의 본업 이외에도 강의, 출판, 블로그, 기고, 부업, 가정생활, 취미생활 등을 모두 성공적으로 해나갑니다. 물론 특정 분야에서 어느 정도 희생을 감수하고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하루 6시간 이상 자고 행복한 가정생활을 영위하면서도 업무 내외적으로 왕성한 활동을 하는 사람들을 보면 정말 부럽지요. 저 또한 그들의 시간관리 기술, 아니 기술이라기보다는, 습관을 벤치마킹하고 싶어서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아직도 역부족입니다. 먼저 올린 포스팅에서 일의 속도감에 관한 이야기를 했습니다. 이런 저런 방법을 통해서 시간을 약간은 아끼게 되지만 그것으로는 부족할 때가 많습니다. 시..

닭날개와 컬처코드

오늘은 특별히 집에서 치킨 윙(닭 날개) 요리를 만들었다. 아내도 친구들 만나서 놀다가 늦게 들어온다고 해서 누구 눈치 볼 것도 없고 해서 아내의 레시피에 따라 대충 만들어 보았다. 사진을 보면 잘 모르겠지만 꽤 잘 만들어졌다. 한국에는 흔하지 않은 오븐 덕분에 이런 걸 다 만들어 먹고 산다. 닭 날개를 뜯어먹고 있자니 이런저런 재미있는 생각들이 떠올랐다. 1. 흑인들이나 일부 남미사람들은 닭을 먹을 때 관절 끝부분을 뼈째로 깨끗하게 씹어먹어 버린다. 한국사람들도 꽤 깨끗하게 연골까지 먹어치우노만 걔네들은 그걸 보고 왜 제일 맛있는 부분을 버리냐고 뭐라고 하더라. 2. 사실 한국 사람들만큼 음식 깨끗하게 남김없이 잘 먹는 민족이 많이 없다. 대학시절 세상 넓은 줄 알아버리는 바람에 동아시아와 유럽의 지역..

한국의 인터넷 서비스, 미국에 당분간 오지 말지어다.

얼마 전 우리 집에 배달되어 온 전단지이다. 최고 768Kbps 라고 하면서 고속인터넷이라고 한다. 오호통제라! Google과 MS, Yahoo 등이 있는 정보강국, IT강국, 미국 인터넷 속도의 실체가 바로 이것이다. ㅡㅡ; 우리집에서 쓰고 있는 인터넷 서비스는 최고속도 1.5mbps(다운로드)의 케이블이다. 그것도 실속도는 보통 780kbps 근처에서 왔다갔다한다. 참고로 우리동네는 시골이 아니다. 집앞에 있는 언덕에 오르면 뉴욕시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메트로폴리탄 지역이다. 현재 우리 동네에서 내가 가질 수 있는 옵션은 1.5mbps 기본형, 15mbps 고급형, 빛의 속도라고 광고를 해대는 Verizon의 30mbps 광케이블 서비스이다. 그런데 광케이블 서비스는 이 동네까지 깔리려면 몇 달 기다..

웹과 나 2008.03.13

속도감을 가지고 일하자 - 시간관리에 관한 생각 02

예전에 West Wing이라는 미드라마를 즐겨보곤 했습니다. 극 중에서 대통령을 비롯해 보좌관들이 서로 대화를 하는 모습이 자주 나오는데, 그들이 여유를 부릴 때는 소파에 몸을 묻고 앉아 그대로 두어 시간은 흘려 보낼 듯 보이지만 대화가 끝나기가 무섭게 경보 수준의 빠른 걸음으로 다음 목적지로 이동합니다. 저는 이들이 이렇게 민첩하게 움직이며 시간을 아끼는 모습에서 아주 깊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미국인들이 느릿느릿하다고 알고 있는 분들이 많지만, 미국에서도 많이 버는 사람들은 한국 사람들 못지 않게 많이 움직입니다. 그런데 뉴욕에 와서 일을 하면서 보니 그런 모습을 자주 보게 되었습니다. 정말 빨리 걷고, 빨리 먹고, 회의 후 실행에 옮기는 속도가 굉장합니다. 간부급으로 올라갈수록, 고소득자로 갈수록 그..

소중한 일부터 먼저 하라 - 시간관리에 관한 생각 01

최근 6개월간 여러가지 파트타임 잡을 하면서 시간관리에 애를 많이 먹었습니다. 학창 시절에 하던, 시간 되면 갔다 오는 그런 단순 알바와는 달리 제법 복잡하고 책임감이 실린 조직의 업무들이라 차원이 다르기도 했지만 몇달간 백수 생활을 하다가 갑자기 서너개의 파트타임 일을 하려고 하니 힘들더군요. 단순한 자료입력부터 웹사이트 관리, 회계, 번역, 글쓰기 등의 다양한 분야의 일을 하자니 업무간 방해도 상당하고 시간분배가 어려웠습니다. 그 결과 돈 버는데 급급해서 그 이외의 것들은 다 미루어 버렸습니다. 블로그는 아예 내버려두고, 지인들과 연락을 못하고 잠도 제대로 못 자는 등 이래저래 헤맸던 것 같습니다. 한달 반 가량을 허우적거린 후, 우선순위를 정하고 일을 하면서 시간관리에 좀 진전이 있었습니다. 나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