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과 나

한국의 인터넷 서비스, 미국에 당분간 오지 말지어다.

Y군! 2008. 3. 13. 07:43

얼마 전 우리 집에 배달되어 온 전단지이다. 최고 768Kbps 라고 하면서 고속인터넷이라고 한다. 오호통제라! Google과 MS, Yahoo 등이 있는 정보강국, IT강국, 미국 인터넷 속도의 실체가 바로 이것이다. ㅡㅡ; 우리집에서 쓰고 있는 인터넷 서비스는 최고속도 1.5mbps(다운로드)의 케이블이다. 그것도 실속도는 보통 780kbps 근처에서 왔다갔다한다. 참고로 우리동네는 시골이 아니다. 집앞에 있는 언덕에 오르면 뉴욕시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메트로폴리탄 지역이다. 현재 우리 동네에서 내가 가질 수 있는 옵션은 1.5mbps 기본형, 15mbps 고급형, 빛의 속도라고 광고를 해대는 Verizon의 30mbps 광케이블 서비스이다. 그런데 광케이블 서비스는 이 동네까지 깔리려면 몇 달 기다려야 한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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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많은 한국의 인터넷 서비스가 미국시장에 진출했거나 진출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한국에는 정말 뛰어난 인터넷 서비스들이 많다. 그런데 미국에서는 느린 인터넷 환경에서는 서비스 이용이 매우 불편한 경우가 많다. 내 경우 해외에 있는 사람에게는 고국의 친구들과 연락하기 위해서라도 꼭 필요했던 싸이월드를 떠나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바로 이런 느린 이유이다. 나는 네이버 같은 덩치 큰 포탈은 웬만하면 접근도 하지 않는다. (돈 벌기 시작하면 인터넷부터 바꾸리라!)

한국의 훌륭한 서비스들이 미국에 들어오려면 이러한 상황을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최근 회사의 일로 전세계 인터넷 속도를 조사한 일이 있었는데 OECD 통계자료마저도 허수가 많았다. 사업자 측의 상업용 자료와 실제 이용자들의 속도는 분명히 다른데 제대로 반영이 되지 않은 것 같았다. 구글링을 해보니 여러가지 자료와 주장이 있었는데 미국의 경우 북미 쪽은 인구 밀도가 매우 높은 도시 몇 군데(뉴욕, 시카고, 시애틀, LA 등)는 평균 4MB/s 이상의 속도가 나오고 전체 평균 속도는 1.9MB/s 가량이라는 기사가 내 경험상으로는 제일 신빙성 있어 보였다.

최근 미국은 그 넓은 땅에 초고속 인터넷 망을 일일이 깔기보다는 대도시를 중심으로 3G등을 통해 곧바로 무선으로 가는 분위기다. 아마도 당분간은 한국에 비해 여전히 비참하리만치 느린 인터넷을 보게 될 것 같다. 해외 진출을 하고 싶은데 해외의 인터넷 인프라가 발목을 잡는 서비스가 있다면 차라리 유럽이나 일본으로 진출하는 것이 나을 수도 있다. 아래는 참고를 위해 조사해본 각국의 인터넷 속도이다.

· 일본     60~90 mbps
· 스웨덴  18~21 mbps
· 프랑스  17~40 mbps
· 독일        5~9 mbps
· 영국      2~10 mbps
· 미국        1~9 mbps

미국진출을 노리는 한국의 기업들은 당연히 현지조사를 나올 것이다. 그렇지만 미국이라는 나라는 한국에 비해 땅덩이가 크고 인구가 많으며 편차가 큰 다양성이 존재하기에 어떤 평균치로 통합해서 생각할 수 있는 환경을 가진 나라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았으면 한다. 미국 소비 행태/환경 혹은 인터넷 사용 행태/환경을 대표하는 숫자는 웬만한 도심지역 사람은 평생 가보지도 않는 비도심 지역에서 나온다. 한국의 시장조사자들이 접근하기 쉬운, 온갖 이민자들이 모여 사는, 각종 최신 기술이 쉽게 보급되는 대도심 지역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