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우리 집에 배달되어 온 전단지이다. 최고 768Kbps 라고 하면서 고속인터넷이라고 한다. 오호통제라! Google과 MS, Yahoo 등이 있는 정보강국, IT강국, 미국 인터넷 속도의 실체가 바로 이것이다. ㅡㅡ; 우리집에서 쓰고 있는 인터넷 서비스는 최고속도 1.5mbps(다운로드)의 케이블이다. 그것도 실속도는 보통 780kbps 근처에서 왔다갔다한다. 참고로 우리동네는 시골이 아니다. 집앞에 있는 언덕에 오르면 뉴욕시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메트로폴리탄 지역이다. 현재 우리 동네에서 내가 가질 수 있는 옵션은 1.5mbps 기본형, 15mbps 고급형, 빛의 속도라고 광고를 해대는 Verizon의 30mbps 광케이블 서비스이다. 그런데 광케이블 서비스는 이 동네까지 깔리려면 몇 달 기다려야 한단다.
최근 들어 많은 한국의 인터넷 서비스가 미국시장에 진출했거나 진출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한국에는 정말 뛰어난 인터넷 서비스들이 많다. 그런데 미국에서는 느린 인터넷 환경에서는 서비스 이용이 매우 불편한 경우가 많다. 내 경우 해외에 있는 사람에게는 고국의 친구들과 연락하기 위해서라도 꼭 필요했던 싸이월드를 떠나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바로 이런 느린 이유이다. 나는 네이버 같은 덩치 큰 포탈은 웬만하면 접근도 하지 않는다. (돈 벌기 시작하면 인터넷부터 바꾸리라!)
한국의 훌륭한 서비스들이 미국에 들어오려면 이러한 상황을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최근 회사의 일로 전세계 인터넷 속도를 조사한 일이 있었는데 OECD 통계자료마저도 허수가 많았다. 사업자 측의 상업용 자료와 실제 이용자들의 속도는 분명히 다른데 제대로 반영이 되지 않은 것 같았다. 구글링을 해보니 여러가지 자료와 주장이 있었는데 미국의 경우 북미 쪽은 인구 밀도가 매우 높은 도시 몇 군데(뉴욕, 시카고, 시애틀, LA 등)는 평균 4MB/s 이상의 속도가 나오고 전체 평균 속도는 1.9MB/s 가량이라는 기사가 내 경험상으로는 제일 신빙성 있어 보였다.
최근 미국은 그 넓은 땅에 초고속 인터넷 망을 일일이 깔기보다는 대도시를 중심으로 3G등을 통해 곧바로 무선으로 가는 분위기다. 아마도 당분간은 한국에 비해 여전히 비참하리만치 느린 인터넷을 보게 될 것 같다. 해외 진출을 하고 싶은데 해외의 인터넷 인프라가 발목을 잡는 서비스가 있다면 차라리 유럽이나 일본으로 진출하는 것이 나을 수도 있다. 아래는 참고를 위해 조사해본 각국의 인터넷 속도이다.
· 일본 60~90 mbps
· 스웨덴 18~21 mbps
· 프랑스 17~40 mbps
· 독일 5~9 mbps
· 영국 2~10 mbps
· 미국 1~9 mbps
미국진출을 노리는 한국의 기업들은 당연히 현지조사를 나올 것이다. 그렇지만 미국이라는 나라는 한국에 비해 땅덩이가 크고 인구가 많으며 편차가 큰 다양성이 존재하기에 어떤 평균치로 통합해서 생각할 수 있는 환경을 가진 나라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았으면 한다. 미국 소비 행태/환경 혹은 인터넷 사용 행태/환경을 대표하는 숫자는 웬만한 도심지역 사람은 평생 가보지도 않는 비도심 지역에서 나온다. 한국의 시장조사자들이 접근하기 쉬운, 온갖 이민자들이 모여 사는, 각종 최신 기술이 쉽게 보급되는 대도심 지역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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