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카드가 도착하다
신청한지 약 2년만에 그린카드(Permanent Resident Card)가 도착했습니다. 우편함에서 꺼낸 편지에서 내용물을 확인하자마자 먼저 감사의 기도를 드리게 되더군요. 1년도 전에 받았어야 할 그린카드를 우여곡절 끝에 이제서야 받아보게 되니 그간의 불평 불만이 다 날아가고 그저 기쁠 따름입니다.
일단 그린카드, 즉 미영주권을 취득했다는 하나 아직 끝난게 아니랍니다. 영어로 Permanent Residency 인데 그 앞에 조건부, 즉 Conditional 이라는 단어가 하나 붙어 있습니다. 그래서 1년간 아무 사고 없이 미국에서 잘 지내고 나면 발급일로부터 1년 후가 되기 90일 전에 2년이 되기 전 90일간 조건부(Conditional)이라는 글자를 때어내야 합니다. 물론 그 때는 여태까지처럼 복잡하고 어려운 절차는 없지요. 단지 I-90 I-751라는 서류를 한장 써서 제출하면 그만입니다. (신청비가 2008년 6월 현재 $545 입니다)
그동안 이전에 받은 노동허가도 파기가 되고 저의 영주권이나 법적인 안정을 보장할 수 있는 장치가 아무것도 없어서 운전면허증도 연장이 안되고 취직도 할 수가 없었지요. 해외출국은 당연히 하지도 못해서 신혼여행도 플로리다에서 뉴욕시로 다녀오고 한국에는 들어가 보지도 못했답니다.
이제는 그린카드, 즉 미국에서의 자유를 이 작은 카드 한장과 함께 취득하게 되었군요. 일단 당장 화요일날 (월요일은 노동절입니다^^) 운전면허증부터 연장하고 어서 빨리 직장을 구해야지요. 이제는 집에 눌러앉아있을 구실도 없거든요. 그동안 시간이 많았기에 새로 직장을 구할 준비도 충분히 할 수 있었고 이제는 사람들을 만나서 이력서를 보여줄 일만 남았습니다.
참 속이 시원합니다. 저처럼 미국에 이민을 오거나 유학을 마치고 이민을 결심하신 분들은 이해하실 수 있을 겁니다. 한국에서 아무 생각없이 누리던 권리를 타국에서는 취득하는것이 쟁취에 가깝군요. 많은 비용을 들여 변호사나 대행업체를 이용했으면 이렇게 고생을 하지는 않았겠지만 이처럼 뿌듯하지는 않았겠지요. 오늘 밤은 오랜만에 푹 잘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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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드무비 패러디를 해보자면 citizen Y군이군요. ㅋㅋㅋ
저는 아직 시민권자(citizen) 되려면 몇년 더 있어야 한답니다. 지금은 영주권자와 시민권자의 차이는 간단히 말해서 투표권에 있다고 보면 되겠네요. 비록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는 하나 이중국적을 허용하지 않는 현 정책으로 citizen Y군이 되려면 한국국적을 포기해야 하기 때문에 군대까지 갖다온 저로서는 선택의 순간에 망설이게 될 것 같습니다.
이천년 전 로마시민권도 대단한 가치를 가졌다고 하던데..
없이 온 사람들만이 영주권 받은 기분을 알겠지요.
가지고 온 사람들은 그게 왜 그렇게 대단한(!) 건지 모르더라구요. ^^
감사합니다. 영주권에 맺힌 피와 땀(?)은 격어본 사람만 알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