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군/Life Streaming

아내와 블로깅 내기

Y군! 2010. 2. 5. 14:04

최근 3일 동안 매일 포스팅을 하나씩 올리고 있는데 제 블로그를 오래 아신 분들은 무슨 일인지 궁금하실 겁니다. 블로깅 열심히 한다는 다짐의 포스팅 하나를 올리고는 몇 달 동안 잠적했다가 잊을만 하면 다시 나타나서는 포스팅 몇 번 하고 또 사라져 버리는게 최근 2년간의 블로깅 패턴이 되어 버렸는데 말이죠. 사실 지난 3일 동안의 포스팅은 보통 때 같으면 올리지 않았을 휘갈겨 쓴 글들입니다.^^;

이런 짓을 저지르고 있는 이유는 아내와의 내기 때문입니다. 무슨 내기냐면.. 2월 한달 동안 매일 하루도 빠짐 없이 블로그 포스팅을 올리는 겁니다. 더 많은 포스팅을 한 사람이 이기는 거구요. 아직 벌칙을 정하지는 않았는데 지는 사람이 뭔가를 해주거나 사주게 될 것 같습니다.^^; 한줄 포스팅은 안되고, 5줄 이상, 한 단락 이상의 내용이 들어가야 하고, 퍼온 글로 때우면 안됩니다. 글이 너무 적어서 포스팅 같지 않으면 사진이라도 채워 넣어야 합니다. 그리고 저는 한국말로 아내는 영어로 포스팅을 합니다.

아내도 저도 요즘 정말 바쁘게 살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이런 무리한 내기를 하는 데는 나름 이유가 있습니다. 그건 블로깅을 너무 하고 싶어서입니다.ㅎㅎ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제 아내는 한때 잘 나가던 실리콘앨리의 블로그 회사에서 일을 하고 있는데, 수 백만의 블로그 및 블로거와 일을 하는 것이 직업이면서 정작 본인은 바빠서 블로깅을 제대로 못하고 있어요. 저는 블로그를 통해서 지금의 커리어를 가지게 되었을 만큼 블로깅에 열정이 크고 일할 때 워드프레스 같은 블로그툴을 즐겨 사용하지만 저 역시 그 동안 우선 순위에 밀려서 블로깅을 거의 못했습니다. 뭔가 앞뒤가 안맞는 상황인 거지요.

블로깅을 포함한 글쓰기는 습관입니다. 자꾸 글을 쓰다 보면 글발이 올라 글감이 저절로 포착되고 머리 속에 쓸 말도 저절로 정리가 되어서 순식간에 포스팅 한두 개는 뚝딱 해치울 수 있게 되는데 그렇게 되려면 어려워도 귀찮아도 자꾸 글을 써야 한다는 것을 블로깅을 하면서 배웠지요. 예전에는 이틀에 포스팅 하나씩은 쓰던 저희 부부가 요즘에는 다른 일들에 밀려서 자꾸만 블로그를 멀리 하고 있었는데 그 사실이 영 마음에 들지가 않았어요. 젊어서 그런지 뉴욕에 살아서 그런지, 매일매일이 기록해서 온라인에서 나누고 싶은 일 투성이인데 자꾸 자꾸 미루다가 보니 머리속에 묻혀둔 채 한 달도 두 달도 금새 지나고 아무 것도 기억이 나지 않을 때가 많아요.ㅡㅡ;

아내와 저는 영어와 한국어로 포스팅될 가족 블로그도 하나 계획하고 있는데 이래가지고서는 언제 시작이나 해볼지가 의심스럽네요. 그래서 일단 이렇게 한번 시작을 해보기로 했습니다. 2월 한달, 다른 달보다 3일이나 적은 한 달 동안 하루에 30분이라도 후다닥 글을 휘갈겨 써보기로 했습니다. 재밌을 것 같아요. 아니 벌써 꽤 재밌어요. 자정이 되기 전까지 글을 올려야 하기 때문에 매일 밤 11시45분이 되면 둘 다 키보드를 두드린다고 분주합니다.ㅎㅎ긴장해서 빨리 쓰니까 30분 안에 어떻게든 하나를 올릴 수 있게 되는군요.(글의 질은 논외입니다.^^;) 24일 남았는데 저희는 부부끼리도 내기를 하면 지기를 싫어해서 누가 이기게 될지 아무도 모릅니다. 대학입시 때 논술 시험 준비하던 기분이 기억나는군요. 기분 좋은 긴장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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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부부가 좋아하는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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