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한창 tax filing season (세금보고 시즌) 입니다. 저희 집 세금보고를 돈 한푼 안받고 도맡아 해주는 고마운 accountant 친구 스케줄에 맞춰서 이번 주 안에 세금보고를 끝내야 하는데 관련해서 아침부터 아내랑 국지전을 치렀습니다. 머리를 싸매쥐고 고민을 했습니다. 경제적 능력이 등잔불마냥 미약해진 미국생활이라 지난 4년째 봄이면 치르는 정기전이긴 합니다만 올해는 창업하고 끙끙거리느라 상황이 약간 더 안좋군요.
tax 시즌만 되면 괜히 미래에 대한 걱정과 불안이 평소보다 더해지곤 합니다. 아내와 제가 같이 버니까 그럭저럭 생활비는 조달했는데 2008년에 비해서 2009년에는 세금보고를 할 수 있는 수입의 액수가 줄었거든요. 당연한 이야기일지 모르지만 회사가 아직 안정이 되지 않아서 월급명세서를 꼬박꼬박 들고 오지 못한 탓이지요. 경기 탓에 아내도 회사에서 보너스 같은 extra income 이 전혀 없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곧 2세 계획과 함께 집을 장만할 계획인데 주택자금 대출을 할 때 가장 중요한 것들 중 하나가 해당 가구의 연소득액, 즉 annual income 입니다. 아내와 제가 정상적으로 벌어들이면 문제가 없는데 제가 한 사람 몫을 하지 못하면 은행에서 볼 때 믿고 대출을 해줄 수 있는 소득액을 채우지 못하게 되거든요. 즉, 필요한 대출액을 받지 못하는, 그래서 좋은 주택 구매의 기회가 와도 놓치게 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죠.
그래도 다행히 가계 소득 수준이 내려앉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내도 저도 프리랜서 일을 하면서 모자란 수입액을 채웠는데 이런 일들이 현금으로 지급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즉, 세금을 미리 내지 못한 소득이지요. 이런 소득을 세금신고를 할 경우에 정부에서 세금을 상대적으로 많이 부과하기 때문에 그와 연관된 Tax deductalbe 한 (세금감면 대상의) 지출을 같이 보고 해야 합니다. 부지런히 영수증을 모아놓은 것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죠.
세금을 안내려고 일부러 현금으로만 거래하거나 탈세를 하는 경우도 많이 있다고 하지만 저희 가족의 경우는 신고할 소득의 숫자가 중요하기 때문에 없는 세금을 만들어서라도 내야죠 소득과 지출을 다 챙겨서 경제활동을 최대한 잘 증명하려고 하는 것이죠. 당장은 몰랐으면 내지 않았을 세금까지 챙겨서 내는 모양이 될 수 있지만 멀리 보고 더 큰 이익을 위해서 차근차근 credit을 쌓아가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프리랜서로 벌어들이는 소득은 제대로 신고하지 않다는 세금 폭탄을 맞는데 빨간 불이 들어온 것과 같다고 하네요..)
오늘, 내일은 작년 한해 동안 모아놓은 영수증 분류하느라 바쁠 것 같습니다. 내년 이 맘 때는 기분 좋게 있는 그대로 세금보고를 할 수 있을 거라 믿으며 아내와 엑셀시트를 부지런히 만들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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