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블로그와 블로고스피어를 떠나 있었습니다. 아직도 이 블로그의 피드를 붙들고 계신 109분에게 죄송하다는 말씀과 감사하다는 말씀을, 그리고 새해인사를 드립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경제한파가 몰아치면서 많은 분들이 예년과는 많이 다른 한 해를 보내셨겠지만 저에게 2009년은 정말 운명이 소용돌이친다는 말을 몸으로 느끼던 한 해였습니다. 경험하고 배우고 생각한 것들이 참 많았는데 그것을 블로그에 기록하거나 나눌 틈도 없이 쉴새 없이 왔다는 것이 아쉽군요. 몇 가지만 늘어놓자면..
1. 창업을 하고 풋내기 사업가가 되었습니다. 부족한 점이 너무 많은 제가 혼자서 일을 저지른 것은 아니고, 일을 통해서 알게 된 분들과 의기투합해서 Partners가 되었답니다. 경력도 학력도 저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대단하고 배울 점이 많은 선배님들과 같이 일을 하게 되어서 개인적으로 무척 기쁘고 2009년 한 해를 그 분들과 참 많이 달려왔다는 사실이 새삼 뿌듯합니다. 분야는 인터넷 Entrepreneurship입니다.
2. 미국 나이로 서른이 되었습니다. 미국이라는 새로운 곳에서 새로 시작하느라 몇 년 늦은 만큼.. 제 잔치는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직도 갈 길이 먼데 서른이 되었다니 믿을 수가 없지만 나이가 들수록 지혜와 경험이 늘어갈 것이라 굳게(!) 믿으며 과감히 30대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3. 맥북프로의 유저가 되었습니다. 비싼 물건인데 서른 살 생일에 아내가 선동하고 많은 친구들이 조금씩 돈을 모아서 사줬습니다. 그 동안 여기저기 뿌린 시간과 돈을 이렇게 보상받은 것도 사실이지만 참 고마웠습니다. 그리고.. 맥은 정말 좋습니다. 적어도 저한테는 너무 좋습니다. UI/UX에 대한 기존의 관념을 뒤흔들어 버리는군요. 이젠 PC를 쓰면서 받았던 스트레스가 뭐였는지 기억도 나질 않습니다.^^
4. 미국에 온지 4년 만에 아내와 함께 한국을 방문했습니다. 그 동안 영주권 문제도 있었지만 한국에 간다는 것이 시간적으로 경제적으로 엄두가 나질 않았는데 마침내 한국을 가볼 수 있었습니다. 부모님도 4년 만에 뵙고, 친구들도 4년 만에 만났습니다. 마침내 아내와 함께 친지들께 인사도 드렸지요. 결혼을 미국에서 하는 바람에 한국에 계신 어르신들께 제대로 인사를 드리질 못해서 많이 죄송했거든요. 일정이 너무 바빠서 그리운 얼굴들을 많이 못 보고 온 것이 가장 아쉽고 속상하네요. 사실 한국에 들어갈 계획이 급작스럽게 잡혀서 연락도 못한 친구들이 꽤 되는데 다음에 들어갈 때는 그 친구들한테 죽을지도(^^;) 모르겠습니다.
5. 한국에 가는 길에 동경 구경을 했습니다. 여름이라 좀 덥고 습하기는 했는데 오랜만에 여행다운 여행을 했습니다. 어릴 때부터 애니메이션을 보느라 공부한 일본어를 마침내 현지에서 구사해 써먹어 봤군요. 미국에 살게 될 거라고는 상상도 못하던 시절, 일본에서 꼭 한번 일을 해보고 싶었는데 이번에 가봤더니 정말 그렇게 해보고 싶어졌습니다. 나중에 찬찬히 여행기를 올려보고 싶네요. 먹여주고 재워주고 구경까지 시켜준 사촌동생 내외에게 깊은 감사를 전합니다.(뉴욕은 우리만 믿어요!!)
6. 우여곡절 끝에 맨하탄의 Upper West Side로 이사를 갔습니다. 중앙공원(Central Park)에서 2블럭, 영화관에서 2블럭, 전철 express line에서 2블럭입니다. 위치 죽입니다. 맨하탄에서 2번째(?)로 비싼 동네입니다. 도어맨 아파트이고 아파트 안에 gym도 있습니다. 편의시설 죽입니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면 중앙공원에 나가서 조깅하고 들어오고 밤에 일 끝나면 gym에 가서 운동하고 들어옵니다. 라이프스타일 죽입니다. 결정적으로 죽여주는 부분은.. 방이 2칸인데 우리 부부 이외에 룸메이트가 하나 있다는 겁니다. ㅡㅡ;
그 외에도 뭐가 많은데 한가지 확실한 것은 지난 한 해 동안 저는 이민생활의 또 다른 한 계단을 올라섰다는 것입니다. 여전히 모든 일이 새롭고 어렵지만, 어제와 다른 오늘, 오늘과 다른 내일이 있다는 사실과 열정을 가지고 노력한다면 하루하루 조금씩 더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을 잃지 않았다는 사실이 축복입니다. 그리고 지난 해에는 특별히 나쁜 일이 생기지 않았다는 것에 특히 감사합니다. 저나 주변 사람들이 아프지도 않았고, (잘릴 직장이 없으니) 직장에서 잘리지도 않았고, 워낙 가진 것이 없다 보니 특별히 잃은 것도 없었군요. 그저 감사할 따름이지요.
지난 한 해를 마무리하며 돌이켜보았더니 블로그를 떠나 있었던 것이 장단점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단기적으로는 일에 더 많은 시간을 쓸 수 있었지만 반면에 제 시야가 회사 일이나 업무에 너무 고정되어 넓게 멀리 보는 눈을 잃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뭐든지 균형이 중요한 법인데 말이죠. 2010년에는 블로깅에 시간을 좀 더 쓸 수 있었으면 하는 것이 바램이라면 바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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