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인생을 살면서 기다리는 것들이 너무 많은 것 같다. 경제가 좋아지기를 기다리고, 취직이 되기를 기다리고, 결혼할 사람이 생기기를 기다리고, 집값이 내리기를 기다리고, 휴가철이 되기를 기다린다. 내 경우에는 회사가 대박(!)이 나기를 기다리고, 그린카드가 나오기를 기다리고, 한국행 비행편 가격이 내리기를 기다리고, 안정적인 수입이 생기기를 기다리고, 뭔가 exciting한 일이 생기기를 기다리고, 몸과 마음이 좀 더 강해지기를 기다린다.

그렇게 기다리며 살아가는 나날들 중에 기다리기만 해서는 기다리는 것들의 근처에도 가지 못할 확률이 매우 높다는 사실을 문득 새롭게 깨닫는다. 얼마를 더 기다려야 하는지 모른다는 것과 어쩌면 바라는 곳 근처에도 가지 못할 것이라는 사실이 과장이 아님을 상기되며 두려움이 밀려온다. 그리고 그 두려움은 행동, 즉 Action을 취할 힘을 내 몸 어딘가에서 쥐어 짜낸다. 주도하는 삶이 아니라 뭔가에 떠밀려 움직인다는 사실이 그렇게 유쾌하지만은 않지만 그렇게라도 움직인다면 어쨌든 삶은 앞으로 전진하고 있기에 불안함과 함께 묘한 쾌감이 든다. 요즘 내 이야기이다.

나름대로 처음에는 주도적인 삶을 살기 위해서 원하는 것들을 wish list 위에 나열하고 그 항목들을 이루기 위해서 계획하고 행동하는데, 하루하루를 살아가다 보면 어느새 삶에 관성이 든다. 현재의 상황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뭔가 바라는 것이 있으면 그저 그것이 이렇게 저렇게, 우연히, 혹은 누군가의 도움을 통해 저절로 이루어지기를 기다리는 것 같다. 게다가 원하던 일이 잘 되지를 않으면 몇 번의 시도 끝에 실망하게 되고 더 이상 기대를 않기도 한다. 허풍만 가득하면서 비겁해지기 쉬운 삶이다.

여러가지 요인들로 뭔가 풀리지 않는 요즘은 기다리는 것들이 무엇인지 다시 한번 정리해볼 시점이다. 달리 할 수 있는 일이 없어서, 그저 기다릴 수 밖에 없다면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려야 한다. 그러나 그것이 내가 노력하면, 그것이 정말 어렵고 힘들지라도, 가질 수 있는 것이라면 온 힘을 짜내서 해 볼만 하다. 길게 산 것은 아니지만 인생이 짧다는 것은 알고 있고, 할 수 있는 일, 가질 수 있는 것들은 한정되어 있다는 것은 더 잘 알고 있다. 그저 기다리며 하루하루 삶을 살기에는 너무 짧고 아까운 내 인생이다.

지난 주에 본격적으로 프리랜서 선언을 했다. 그 전에는 풀/파트타임 job으로만 여기던 일들을 좀 더 프로페셔널하게 진행하고 그로 인해 제대로 된 수입이 창출될 수 있도록 노력 중이다. 내가 기다리는 것들이 많기는 하지만 용기와 의지를 조금만 가지고 들여다보면 해 볼만 한 것들이 대부분이다. 좀 더 창의적이고 생산적으로 일해서 회사가 대박날 한걸음을 만들면 되고, 이민국에 자꾸 전화해서 그린카드 신청에 관련된 문제를 찾아 고치면 되고, 어디든 가서 돈을 더 벌어 안정적인 수입을 만들면 되고, 뭔가 exciting한 일은 내가 직접 만들어 내면 된다. 몸과 마음 또한 잠깐이라도 규칙적인 운동시간과 기도/묵상을 통해서 조금씩 키울 수 있다.

아무리 생각을 해봐도 결론은 단순하다.
기다리는 것들이 너무 많지만, 반대로 기다릴 것이 없기도 한 것이 삶이라는 사실이다.

2006년, 미국 생활을 고비를 맞고 한참 힘들 때, 말로 설명하기 어려울 만큼 큰 힘을 준 영화, <Pursuit of Happyness>라는 영화에 나오는 윌 스미스의 대사를 옮겨본다.

Christopher Gardner (아버지): Hey. Don't ever let somebody tell you... You can't do something. Not even me. All right?
Christopher (아들): All right.
Christopher Gardner (아버지): You got a dream... You gotta protect it. People can't do somethin' themselves, they wanna tell you you can't do it. If you want somethin', go get it. Period.

<출처:IBDb.com>

PS: 기다리지 않고 행동할 수 있게 도움 주신 분들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1. BlogIcon Ruud (2008.11.08 19:34)
    윌 스미스 주연이었던 저 영화는 아직 보질 못했는데, 시간 나면 한번 챙겨 봐야 겠군요. :)

    프리랜서라... 왠지 멋있게 들립니닷. 전 언제 자신있게 독립할 수 있을려나요. 뭐 이제 시작하긴 하니, 시간이 제게 갈 길을 보여줄 지도 모르겠네요.
    어쨋거나 하시는 일 대박나세요! :D
    • BlogIcon Y군! (2008.11.19 22:45 신고)
      꼭 한번 보세요. Rudd님은 영어가 편하신 분이니 수많은 좋은 quote들을 한번에 다 들을 수 있으시겠네요.
      프리랜서라는 말은 좋은데 추운 겨울에는 여기저기 다니지 않고 그냥 따뜻한 사무실 한군데 가만히 앉아서 일하고 싶어요.ㅎㅎ Rudd님께서는 제게 부러운 커리어를 밟아가고 계시는 것 같아요. 말씀 감사드리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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