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 이민생활

이민생활과 성공의 기준

Y군! 2007. 5. 31. 22:05

메모리얼데이 연휴를 끼고 1주일 동안 플로리다에 다녀 왔습니다. 작년에 설레는 마음으로 아내를 남겨두고 홀로 게인즈빌(Gainesville)의 옛집을 떠난 지 11개월만입니다. 그 동안 경제적 여유와 시간적 여유가 너무 없어서 이렇게 시간이 많이 걸렸습니다. 한국에 가는 것도 아니고 미 동부 해안선을 내려오는 겨우 2시간30분의 비행인데 여태까지 참 멀게만 느껴졌습니다. 한국은 애당초 내년까지는 가볼 생각도 하지 않았습니다.

플로리다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 여태까지의 삶을 돌아보며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성공이란 무엇인가에 대해서도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특히 성공의 의미나 조건 등을 떠나서 미국에서 이민자로 성취할 수 있는 성공의 기준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이민생활을 시작하고 있는 제 경우, 그 기준들 중 하나는 자유로운 한국행 입니다. 미국에서 한국에 가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지구반대편으로 돌아가는 만큼 항공편도 많이 비싸고 멀리 가는 만큼 하루나 이틀 만에 다녀 올 수도 없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한국에 어느 때고 다녀 올 수 있는 여유와 능력을 가진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친한 친구와 친척들의 기쁜 일, 슬픈 일에 함께 하고 언제든지 그들이 보고 싶을 때면 훌쩍 비행기를 타고 떠날 수 있는 그런 여유와 능력을 가지고 싶습니다.

제가 아는 분 중에 성실히 노력하고 일하셔서 40대 중반에 어느 정도 부를 축적하신 분이 있습니다. 이 분은 한국에 계신데 뉴욕에서 공부 중인 딸이 보고 싶을 때면 언제든지 일등석 비행기를 타고 오십니다. 무엇보다 제가 부러운 것은 가족을 사랑하는 마음을 경제적 능력이나 시간적 여유가 뒤를 바쳐 준다는 겁니다. 저도 제가 사랑하는 이들을 언제든지 보고 싶습니다. 그들이 저를 필요로 할 때면 꼭 함께 해주고 싶고 내가 그들이 필요할 때 그들과 함께 하고 싶습니다. 한국이 멀리 있는 곳이 아니라 언제든지 갈 수 있는 가까운 곳으로 하고 싶습니다.

좌석의 종류와 예약시기에 따라 비행기삯이 1000불에서 5000불 가량을 하고 며칠 한국에 머무는 동안 적어도 200불에서 300불 정도는 쓰게 되겠지요. 다른 분들도 사느라 바쁠 테니 사나흘 정도 머물게 될 겁니다. 부모님께서 한국에 계속 계신다면 좀 더 오래 머물면서 다른 일을 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이런 식의 방문을 일년에 서너 번 할 수 있으면 한국을 가깝게 느끼고 또한 충분히 행복할 거라 생각됩니다. 결론은 돈200만원은 기분 내킬 때 확 써버릴 수 있으면 되는 거군요. 그런데 시간 적으로도 여유가 있어야 하니 매우 유연한 기업문화가 아닌 이상 조직에 속해 있으면 좀 어려울 수도 있겠군요.

젊은 나이에 이렇게 미국에 온 이상 저도 아메리칸 드림을 꼭 이루어 보고 싶습니다. 거창한 것이 아니더라도 가족과 지인을 가까이 두고 마음껏 사랑할 수 있고 세상을 위해 작은 일이라도 할 수 있다면 저에게는 충분합니다. 게다가 한국에 자주 들락거린다면 폼도 제법 날 듯 합니다. 아이들에게 언제나 반가운 미국삼촌이 되고 싶고 생신 때마다 비타민 사들고 찾아오는 손자나 조카가 되고 싶습니다.


+ 지구 반대편에 있는 한국에 가는 것이 어렵지 않다면 다른 데 가는 것은 더 쉬울 테니 차라리 자유로운 세계여행을 성공의 기준으로 삼아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 비행기값이 비싸서 그런거지 돈지랄은 아니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