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집에서 일을 많이 하고 있다. 여러가지 파트타임 일 중에서 지금은 거의 두 가지로 줄여서 집중하고 있는데 주로 많은 시간을 재택근무가 가능한 웹 쪽 일에 분배하고 일주일에 한두번만 사무실에 회계 일을 하러 나간다. 인터넷만 있으면 어디서든지 일을 할 수 있기는 하지만 날이 춥고 일단 나가면 돈을 써야 하기 때문에 사무실에 나가지 않는 날은 주로 집에서 일을 하는 편이다. 그러다 보니 가사를 분담하는 비중이 자연스레 높아진다. 밖에서는 도시락을 먹거나 간단히 사먹고 말 점심을 요리부터 설거지까지 좀 더 많은 시간을 쓰게 되고 작년 초반 반년 이상을 집안일과 공부를 병행했더니 버릇이 되었는지 집안일도 자연스럽게 많이 하게 된다.
무단으로 들고 온 사진 ㅡㅡ;
최근 들어 미국에 집에서 가사와 육아를 돌보는 남성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고 한다. 여기에는 단순히 성차별이 심하지 않다는 문화적 배경을 넘어서 여러가지 원인이 있는 것 같다. 일단 남성보다 많이 벌어들일 수 있는 여성들이 늘어나고 있고 인생의 목표를 경제적 성공이 아닌 가족 안에서의 행복으로 두는 남편들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매우 실용적인 문화를 가진 나라이기 때문에 마쵸적인 경향이 매우 강함에도 불구하고 부부 간에 타협점 혹은 효율극대화의 분배점을 잘 찾아내는 것 같다.
나는 남성이 가사나 육아에 참여하는 것이 아주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제도적으로 여성들도 얼마든지 자기의 능력을 발전시키고 발휘할 기회가 많아졌기 때문에 누구든지 잘 하는 분야에 매진하면 된다고 본다. 그렇지 않아도 먹고살기에 바쁘고 힘든데 남여를 따질 필요 없이 가사와 육아도 분업화하고 전문화하면 가정의 시간과 자원을 좀 더 효율적으로 쓸 수 있고, 결과적으로 가정의 행복 또한 커질 것이라는 생각이다. 물론 누가 무엇을 할 것인가를 정하기 전에 누가 무엇을 더 잘 하는지를 정확하게 알아야 한다.
한국에도 신혼때는 맞벌이 부부가 대부분인데 다들 어떻게 사는지 궁금하다. 재산을 좀 가지고서 결혼생활을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면 열에 여덟, 아홉은 아이가 생겨도 계속 맞벌이를 해야 하는 것으로 안다. 여성들만 직장에서의 엄청난 업무강도와 함께 힘든 가사까지 도맡아 하지 않고 남성들과 함께 각자에게 맞게 특화되고 분화된 일을 하면서 조금이라도 여유로운 삶을 살았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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