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클라이머(Climber)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는 인도어 클라이밍 중에서 주로 불더링(Bouldering)을 한다. 지난 7년 동안 꾸준히 해왔기 때문에 이제는 클라이밍이 인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무척 크다. 2016년 봄까지 나는 클라이밍이 무엇인지 전혀 알지 못했다. 한국에서 등산을 즐겼고, 산중에서 군생활을 했기 때문에 등반(climbing)은 낯설지 않았지만, 체육관에서 암벽 등반을 한다는 것은 나에게 아주 생소했다. 물론 클라이밍이라는 스포츠가 전 세계적으로 보급이 되고 있었고, 특히 한국에서는 김자인 선수나 천종원 선수 같은 세계 최고 수준의 클라이머들이 있었지만, 나에게는 신세계일 뿐이었다. 그즈음의 나는 회사일과 육아 이외 것에는 관심을 가질 여력이 없었다. 운동은 고사하고 잠도 네댓..