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월 기준으로 미국의 실업율이 7.2%로 올랐다는 기사가 며칠 전에 나왔다. 지난 한달간 52만4천명이 일자리를 잃었고, 현재 천백만명이 실직 상태인데 지난 25년간 최악이라고 노동통계청(THE U.S. BUREAU OF LABOR STATISTICS)이 발표했다고 한다. 미국 경제는 지금 끝을 알 수 없는 추락을 계속 하고 있다.
아무리 긍정적으로 생각하려 해도 나는 정말 무서운 시대에 살고 있는 것 같다. 한국이 1998년의 경제위기 때 실업률이 7%대(98년 10월: 7.1%)였다는 사실을 생각해볼 때, 현재 미국의 실업률이 7.2%이며 더욱 악화되고 있다는 사실은, 지난 10월 뉴욕 증시 하락 때와는 달리, 두려움을 피부로 느끼게 한다. 거리의 수많은 노숙자들, 돈 벌러 유흥업소로 향하던 주부들, 버려지던 노인들과 고아들.. 그와 함께 확산되던 범죄와 가족해체 등의 사회문제들.. 98, 99년 한국에서 보았던 가슴 아픈 일들이 미국 땅에서 또 보게 될지도 모르겠다. 생각만 해도 암울해진다.
그와 동시에 요즘은 안도와 감사를 많이 느낀다. 아직 미국에서 성공해서 떵떵거리고 살고 있지는 않지만 경기가 나빠도 내가 할 수 있는 일거리가 있고, 비록 자그마한 월세 스튜디오 아파트지만 추운 겨울에도 따스하게 지낼 수 있고 지금처럼 글도 쓸 수 있는 집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감사한 사실은 현실이 어렵기는 해도 아직 꿈을 꿀 수 있고, 그 꿈을 향해서 한걸음씩 나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삶이 한번 비통해지면 그것을 극복하기가 매우 어렵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에 이런 긍정적인 삶의 요인들을 잊거나 잃지 않으려고 나름 필사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미국 땅에서 잘 살아 보겠다고 독하게 마음을 먹고 최근에 미국으로 오신 분들 중에는 나 같은 분들이 많을 것이라 생각한다. 경제가 어렵기는 하지만 남들보다 두배, 세배로 많이 그리고 열심히 일하면서 삶의 기반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분들이 한인사회에는 많이 있다. 그렇게 열심히 사는 한국분들이 모두 이번 불황을 이겨내고 아메리칸 드림을 이루어 내거나 계속 할 수 있기를 바란다. 한국에서 전쟁이나 금융위기와 같은 어려운 시기들을 격어본 한인들이야말로 이런 어려운 시대에 살아남아 더 큰 성공을 거둘 수 있는 몇 안되는 강한 민족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PS: 한국도 미국발 금융위기 때문에 많이 힘든데 한국에 계신 분들도 화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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