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년간 거의 술은 마시지 않고 있지만 우연히 구입한 이 맥주를 소개하지 않을 수가 없군요. 날씨가 더워져서 그런지 최근 들어 갈증이 자꾸 심해지고 맥주가 그리워지고 가즈랑님께서는 독일 Paulaner의 Hefe-Weissbier 를 소개 해주셨는데 불행하게도 동네 리커스토어에서는 구할 수가 없어서 입맛만 다시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얼마전 일본인 식료품 가게를 들렀는데 이 맛있는 녀석 12캔 들이가 10불도 채 안되는 가격에 특판이 되고 있었습니다. 4~5년 전 기억에 의하면 입천장에 쫙 달라붙으며 한번에 꿀꺽꿀꺽 넘어가는 맛이 좋았던것 같은데 비싼 가격에 한번 시음으로 족했던 맥주입니다. 그 맛을 기억해보려고 한참을 애를 쓰다가 싼 맛에 일단 한박스를 들고 왔습니다. ^^
집에 와서 냉장고에 넣어두고 깜빡 잊어버리고 있다가 저녁에 목이 답답하길래 문득 생각이 나서 한 캔을 따서 마시는데 이게 웬일입니까. 대박입니다. 홉의 맛이 강해서 텁텁한 미국 맥주와는 다른 맑고 깨끗한 맛이랄까요. 그리고 거품! 거품이 일품(!)입니다. 제 생각에 이 맥주를 제대로 마시려면 큰 잔에 따라 마셔야 할 것 같습니다. 왜냐면 맑은 황금빛의 맥주와 함께 순백의 더는 부드러울 수 없는 거품이 보는 즐거움 마저 선사하기 때문입니다. 아사히에서 이 맥주 하나로 일본 맥주 시장을 평정한 걸로 알고 있는데 역시 깔끔하면서도 개운한 맛이 일본맥주의 최고봉에 설 만 합니다. 전반적으로 단맛과 쓴맛이 약간씩 나서 좀 심심할 수도 있지만 깔끔한 목넘김에 안주 없이 갈증을 식혀버리기에는 그만입니다.
일본맥주를 이웃국가인 한국에서는 비싼 가격에 거의 마시지 못했는데 지구 반대편 미국 땅에서 헐값(?)에 이 맛을 즐길 수 있다니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습니다. 유럽 맥주처럼 깊고 오묘한 맛을 기대할 순 없지만 부담 없이 갈증을 해소하기에는 더없이 좋은 맥주인 것 같습니다.
+ 저만 그런지 모르겠는데 은근히 취기가 빨리 오는 것 같습니다. 잘 넘어간다고 너무 많이 마셔서 그런지도 모르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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