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텀블러에 커피를 담아 마시는 것을 무척 좋아한다.
예 전에 한국에 있을 때도 스타벅스 커피빈을 사다 놓고 아침마다 한잔씩 갈아(?) 마시고 또 한잔은 텀블러에 넣어서 집을 나서곤 했었다. 별로 오래된 것 같지도 않은데 그때만 해도 텀블러에 커피 담아서 들고 다니는 사람은 교수님들이나 외국물 좀 먹고 사람들 밖에 없어서 괜히 어깨가 으쓱하기도 했었는데 지금 생각해 보니 잘은 모르겠지만 얼마전에 한국에서 말이 많았던 "된장녀" 컨셉이랑 비슷한게 아닌가 해서 좀 부끄럽기도 하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나에게 있어서 텀블러의 목적은 커피를 그것도 내가 직접 만든 커피를 어떤 상황에서도 오랫동안 뜨겁게 지켜주는 데에 있다. 좀더 따지자면 무게는 크게 중요하지 않으며 크기는 16oz 정도는 되어야 하고 디자인은 적어도 스타벅스 수준은 되어야 한다.
앞서 말한 오랫동안의 기준이 사람마다 다를 수 있는데 내 경우는 한시간 정도 마다 홀짝 거릴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최소한 4-5 시간은 뜨겁다는 느낌이 살아 있어야 한다. 그리고 손이 모자란 날은 가방 포켓에 집어넣을 수도 있어야 하는데 맨날 커다란 백팩을 들고 다닐 수도 없기 때문에 그 휴대성도 매우 중요하다. 손잡이가 부실하거나 아예 없어서 자유낙하때 사망해버린 텀블러가 3개나 된다. 텀블러 가격을 생각할 때 지금도 눈물이 앞을 가린다. 특히 자주 일어나는 일이 손이 모자라 차문을 열때 잠깐 차위에 올려두고는 5분 정도 운전한 뒤에 문득 커피가 마시고 싶어지는 상황이다. 허겁지겁 주차장으로 차를 돌려 돌아오면 싸늘히 식어버린 텀블러를 보게 된다. 그래서 나는 플라스틱 보다는 스테인레스 재질을 선호한다.
다시 한번 정리 하면 내 텀블러의 조건은
1. 보온성 (초강력)
2. 휴대성 (손잡이 필요)
3. 재질 (스뎅)
4. 크기 (16oz)
5. 디자인 (스타벅스 이상)
정리 해놓고 보니까 오랫동안 텀블러를 구입 못한 이유가 있다. 너무 까다롭다!!
사실 위의 조건을 만족하는 텀블러를 작년에 스타벅스에서 찾았었다. 스타벅스 익스트림 머그라 는 이름을 가지고 있는 이놈의 가격이 그 당시에 약 30불... !! 한참 지갑이 가볍던 때라 단칼에 포기했었다. 진공처리가 되어 있어서 초강력 보온능력을 가지고 있고 손잡이 자체가 클립이라서 손이 모자라면 바지주머니나 가방 끈에 그냥 걸어도 되고 마무리가 아주 좋아서 절대로 새지도 않을 그런 멋진 놈을 그냥 놓쳐버렸다.
최근에 웹서핑을 하다가 어느 미국인의 블로그에서 이놈을 다시 만나게 되었는데 텀블러 칭찬이랑 어디서 구하냐는 문의의 리플이 수십개가 달려 있었다. 무슨일인가 읽어봤더니 Contigo 라는 텀블러 제조업체가 이 제품을 스타벅스에 납품했으며 현재는 스타벅스에서 구할 수가 없으며 다른데서 구할 수는 있지만 가치가 없는데 그 이유는 스타벅스 버전은 진공처리가 되어서 8시간 동안 따뜻한 커피를 마실 수 있지만 다른 데서 파는 것은 스티로폼을 넣어서 돈이 아깝다는 내용이었다.
그런데 이 놈을 이베이에서 찾았다.
예전 물건을 재고로 가지고 있던 사람이 팔고 있었는데 Contigo에서 직접 나온 제품으로 스타벅스 마크는 없지만 바로 그 진공보온이었다. 다시 안올 기회라고 생각하고 질러버렸다. 지금도 커피를 마시고 있는데 3시간째 뜨거운 김이 올라온다. 간만에 좋은 물건 하나 건졌다. 한국에서도 아직 구할 수 있는지 모르겠는데 스타벅스에서 파는 것은 진공처리된 것이고 코스코에서 파는 건 스티로폼처리 된 것이다.
아무튼 앞으로 오랜시간 동안 텀블러는 새로 구입할 일이 없을 듯 하다.
+ 첨부된 사진은 제조사 웹페이지에서 하나 오려왔다.
++ 아참, 내가 가진 것은 빨강 텀블러 ^^
+++ 아마존에서 팔고 있는 것을 발견, Affiliate program으로 끌어온 배너를 붙여놓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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