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적인 운동을 시작하게 된 것은 제대를 하고 나서입니다. 가난한 자취생 주제에 군대 체력만 믿고 무식한 복학생식 밤샘공부를 아르바이트와 병행하고 남는 시간에는 음주가무를 즐겼더니 한 학기가 지나지 않아 몸에 이상이 오기 시작하더군요. 자꾸만 살이 빠지고 아침에 일어나기가 힘들어지길래 이상하다 싶어서 건강검진을 했더니 혈압부터 시작해서 몸이 정상이 아니었습니다. 운동을 하지 않으면 살이 찌는 대부분의 분들과 다르게 저는 운동을 하지 않으면 몸이 앙상하게 마르는 체형이지요. 살이 찌도록 보양식을 챙겨먹을 형편도 아니고 해서 일단 저렴한 학교부속 체육관에서 수영과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운동을 시작했지요.

1년을 그렇게 거의 매일 땀을 흘리며 운동을 했더니 많이 건강해졌습니다. '몸무게=체력'이라는 공식이 적용되는 저는 다시 몸무게가 좀 늘었고 체력도 좋아졌지요. 게다가 군대 시절 많이 늘었던 담배도 장난 삼아 친구와 끊기로 내기를 했다가 별 노력 없이 끊을 수 있었지요. (친구는 콜라를 끊기로 했는데 못끊고 약 5년이 지난 후에 끊었지요) 무엇보다 좋았던 것은 체력이 약해서 늘 피곤했던 제가 항상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에너지가 넘치게 되었다는 겁니다. 하루 종일 변함없는 페이스로 놀거나 공부를 할 수 있다는 것은 정말 행복한 일이더군요.

그러다가 외국인 교환학생 친구들과 어울리게 되었는데 이 친구들은 또 다르더군요. 하루종일 죽도록 같이 놀다가 와서 저는 파김치가 되었는데 그 친구들은 그 때부터 공부를 시작해서 밤새워 과제를 끝내거나 시험공부를 하는게 아닙니까. 서양사람들 체력 좋은 건 알았지만 그들의 체력이 경쟁력이 되는 것을 눈앞에서 본 건 처음이었던 것 같네요. 이 친구들이 수업시간에는 정말 멍청하게 보일 만큼 모르는게 많다가도 공부를 할 때는 밤을 새워서 하기에 시험을 치면 늘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이었습니다. 중고등학교처럼 지적 능력의 차이가 비교적 큰 집단에서는 오래 공부하는 것이 자랑이 아닌데, 비슷비슷한 능력의 지성이 모여있는 대학 이상의 경쟁환경에서는 이것은 결정적인 경쟁력이 되지요.

그리고 잠시 미국에 갔었는데 그곳에서 현지에서 자란 이들과 비교해서 형편없이 약한 제 모습을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되었습니다. 한국에서 나름 운동 좀 하고 왔던 저로서는 충격이 컸지요. 미국아이들은 덩치만 큰 것이 아니라 체력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좋더군요. 밤새워서 놀기를 이삼일씩 하다가도 곧바로 이삼일씩 밤샘공부를 하는 친구들과 경쟁하려고 놀려고 하니 힘들어서 죽는 줄 알았습니다. 코피 흘리면서 놀아야 한다면 더 이상 노는 것이 아니지요. 이게 미국의 저력이구나 싶었습니다. 체력은 국력이란 말이 실감이 났지요. 동양인들이 유학을 가면 체력이 달려서 학교공부와 과외활동을 다 따라잡기가 힘들다고 하는데 그럴만 하더군요. 정규교육 과정에 비중 있게 포함된 체육활동과 영양가 높은 식단이 만들어 놓은 좀처럼 뒤집기 힘든 차이였습니다.

link: 자신감은 gym에서 온다 2/2

  1. BlogIcon 가즈랑 (2007.07.27 06:19 신고)
    미국학생들은 체력도 세계적 수준인가 보네요. ^ ^
    가끔 미국에서 성공한 사람들의 책을 봐도 비슷한 이야기가 많았는데, 이렇게 블로거의 글을 읽으니 새삼 실감납니다. 그래도 이것은 단순히 주식이 무엇이냐가 아니라, Y군님이 적으신 것처럼 미국 사람들은 운동에 대한 생각이 우리와는 많이 달라 보여요. 운동을 따로 신경써서 해야 할 일로 여기지 않고, 웨이트와 조깅을 생활의 일부로 생각하는 모습에서 그렇습니다.
    • BlogIcon Y군! (2007.07.27 10:33 신고)
      책읽기와 운동하기는 미국의 학교교육이 주입하다시피 해서 만들어내는 가장 큰 미국의 강점들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모두가 책읽기와 운동을 즐기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한국과 비교했을 때는 어마어마한 차이가 있지요. 제가 미국을 무조건 좋아하지는 않지만 배울 점이 많은 나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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