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집에서 일을 많이 하고 있다. 여러가지 파트타임 일 중에서 지금은 거의 두 가지로 줄여서 집중하고 있는데 주로 많은 시간을 재택근무가 가능한 웹 쪽 일에 분배하고 일주일에 한두번만 사무실에 회계 일을 하러 나간다. 인터넷만 있으면 어디서든지 일을 할 수 있기는 하지만 날이 춥고 일단 나가면 돈을 써야 하기 때문에 사무실에 나가지 않는 날은 주로 집에서 일을 하는 편이다. 그러다 보니 가사를 분담하는 비중이 자연스레 높아진다. 밖에서는 도시락을 먹거나 간단히 사먹고 말 점심을 요리부터 설거지까지 좀 더 많은 시간을 쓰게 되고 작년 초반 반년 이상을 집안일과 공부를 병행했더니 버릇이 되었는지 집안일도 자연스럽게 많이 하게 된다.

무단으로 들고 온 사진 ㅡㅡ;

형제자매가 없어서 어렸을 적부터 집안일을 많이 도왔고 오랜 자취생활도 했고 결혼해서는 이런저런 사정으로 집에 있어보니까 남자가 여자보다 더 잘 할 수 있는 집안일도 많더라. 우리집의 경우 요리는 아내가 잘 하지만 설거지는 내가 훨씬 빠르고 깨끗하게 한다. (밥 잘 먹었으니 설거지 정도는 해주는게 인지상정이기도 하다^^) 주말에 몰아서 청소하는 건 아내가 잘 하지만 매일 눈에 보이는 걸 정리하고 치우는 건 내가 더 잘 한다.(좀 피곤한 스타일..) 아이들하고 노는 건 아내가 더 잘하지만 야단치고 가르치는 건 내가 더 잘한다.(군대 갔다 왔으니까..^^) 아, 남의 집 아이 봐줄 때 얘기다.

최근 들어 미국에 집에서 가사와 육아를 돌보는 남성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고 한다. 여기에는 단순히 성차별이 심하지 않다는 문화적 배경을 넘어서 여러가지 원인이 있는 것 같다. 일단 남성보다 많이 벌어들일 수 있는 여성들이 늘어나고 있고 인생의 목표를 경제적 성공이 아닌 가족 안에서의 행복으로 두는 남편들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매우 실용적인 문화를 가진 나라이기 때문에 마쵸적인 경향이 매우 강함에도 불구하고 부부 간에 타협점 혹은 효율극대화의 분배점을 잘 찾아내는 것 같다.

나는 남성이 가사나 육아에 참여하는 것이 아주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제도적으로 여성들도 얼마든지 자기의 능력을 발전시키고 발휘할 기회가 많아졌기 때문에 누구든지 잘 하는 분야에 매진하면 된다고 본다. 그렇지 않아도 먹고살기에 바쁘고 힘든데 남여를 따질 필요 없이 가사와 육아도 분업화하고 전문화하면 가정의 시간과 자원을 좀 더 효율적으로 쓸 수 있고, 결과적으로 가정의 행복 또한 커질 것이라는 생각이다. 물론 누가 무엇을 할 것인가를 정하기 전에 누가 무엇을 더 잘 하는지를 정확하게 알아야 한다.

한국에도 신혼때는 맞벌이 부부가 대부분인데 다들 어떻게 사는지 궁금하다. 재산을 좀 가지고서 결혼생활을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면 열에 여덟, 아홉은 아이가 생겨도 계속 맞벌이를 해야 하는 것으로 안다. 여성들만 직장에서의 엄청난 업무강도와 함께 힘든 가사까지 도맡아 하지 않고 남성들과 함께 각자에게 맞게 특화되고 분화된 일을 하면서 조금이라도 여유로운 삶을 살았으면 하는 바램이다.

  1. BlogIcon 하루에 (2008.02.10 08:29 신고)
    시간과 자원의 배분. 아직 결혼하진 않았지만 참 어려운 일인 것 같아요.
    • BlogIcon Y군! (2008.02.13 23:38 신고)
      안녕하세요, 하루에님.
      요즘엔 제 블로그도 뜸하게 오느라 답글도 한참 늦게 달게 되었네요. 저는 결혼을 했지만 매일 이걸 못해서 티격태격이랍니다. ㅋㅋ
  2. 버섯도사 (2008.02.14 09:06 신고)
    링크타고 왔습니다 ㅎㅎ;;;
    외국에서 산다는건 아직 저에겐 매력적인 일인 것 같습니다.
    말씀하시는 글 하나하나가 저한텐 판타스틱 하군요..
    저도 외국 생활을 해보고 싶은데 어떻게 도움이 많이 될까요? ^^

    근데 결혼은 해외로 나가셔서 하셨나요?
    한국에서 하고 나가셨나요 -_-?

    Written By CLOTHO
    • BlogIcon Y군! (2008.02.14 18:21 신고)
      반갑습니다, Clotho님. (운명의 3여신 중 첫째 맞지요?)
      안에서 보기에는 외국생활이 멋있어 보이고 뭔가 있어보이지만 나가보면 또 한국에서의 생활이 그립고 더 좋아 보인답니다. 목적을 가지고 외국생활을 해보려 하신다면 여러모로 도움이 많이 될 것입니다.
  3. 버섯도사 (2008.02.15 01:39 신고)
    네~ 안녕하세요 ^^
    외국에는 우리나라의 치킨 배달점들이 없다는 소리를 듣고
    좌절중입니다.
    (저의 공기와 같은 존재인데 ㅠ_ㅠ)
    운명의 3여신중 막냅니다 FSS(The Five Star Stories)에서는 ^^;
    외국 생활에 대한 장단점은 겪어 보셨으니 한국 생활에 대한 향수도 생기는 것이지 않을까요?
    제주도도 못가본(쿨럭) 저로써는 너무 낭만 적일거라는 추측뿐 -_-;;
    많은 정보를 주셔서 올바른 판단이 되도록 해주시길 기도합니다.

    P.S 위에 있는 사진은 설마 같은 직장 동료는 아니겠죠? 만약 맞다면 꼭! 해외로 갈 준비를 ㅋㅋ

    Written By CLOTHO
    • BlogIcon Y군! (2008.02.24 19:28 신고)
      딴데는 모르겠습니다만 미국의 LA와 뉴욕/뉴저지 일대에는 치킨배달점이 있답니다. 근덱 가격이 너무 비싸서 있으나 마나예요.
  4. BlogIcon 효미니 (2008.02.21 09:07 신고)
    안녕하세요 :) 간만에 다시 찾아뵙습니다.

    미혼인지라 아직 100% 공감할 만한 상황은 아니지만, 여성이 자신만의 캐리어를 찾는 다는 것 자체에는 100% 동감합니다.
    그게... 맞벌이를 하지 않으면 먹고 살기 힘들어서.. 쿨럭 oTL
  5. BlogIcon 쿨짹 (2008.02.22 17:56 신고)
    저는 언제 아이"들"까지씩이나 생기셨나 긴가민가했었습니다. ㅋㅋ 잘 지내고 계시는군요.
  6. BlogIcon juneday (2008.02.24 17:42 신고)
    혼자 있으니 집안 일을 안해도 되서 너무 좋아요. :)
    영원하라 총각이여!
  7. BlogIcon 댕글댕글파파 (2008.02.27 09:06 신고)
    움헤헤헤 영원하라 총각이여!(2)
    어디 능력 있으신 여성분 저에게 오세요~
    요리 빼고 다 잘합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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