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11.01 00:08 | 기타 & 미분류

Y군의 마력

Y군........
Y군을 알아온지도 벌써 9년차가 되가네요.
Y군에게 게스트로 글을 써 보라는 제안을 받고 무엇에 관한 글을 쓸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러다 문득... Y군과 내가 왜 친한가에 대해 궁금해 지더라구요. 뭐 이건 가끔 Y군과 저를 동시에 알고 있는 친구들 사이의 미스테리이기도 합니다.

왜냐,사실 우리는 대학때 같은 과이기 때문에 알게 되었고, 딱히 둘이서 만나 같이 놀러 다닌 추억도 없고 특별한 에피소드가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기를쓰고 같은 강의를 들으면서 공부를 한적도 없는, 한마디로  별로 인연이 없는 사이더라구요.

아! 단 하나 기억나는 추억이라면 뭐 그닥 친하기전, (단순한 대학 과 친구의 수준?) 저에게 미팅이란 걸 처음 알려 준 친구죠. 신림동 동막골이었던가? 본인은 기억이나 하려나 모르겠네요.

그럼에도 저에게 가장 친한 친구들을 꼽으라면 거기엔 Y군이 포함된답니다.

어느날, 그당시 관심있었던 분야에 대해 Y군에게 이야기 할 기회가 있었는데 기대하지 않았던 공통의 관심사를 그에게서 발견하면서부터 그의 마력에 빠져 들었던 것 같네요. 나의 생각 ,이상 ,미래에 대한 불안감등을 솔직하게 말하게 만드는....바로 그런 마력에요.
Y군과 나누었던 이야기들이 구체적으로 기억에 남아있지는 않지만, 가끔  자판기 커피를 한잔 하던 나른했던 오후의 따스한 캠퍼스 분위기나, 모든 강의가 끝나고 서늘한 바람이 불어 가슴 한켠이 횡했던 저녁, 버스를 타러 내려가며 이야기 했을때의 몽환적이었던 느낌들은 아련히 기억에 남네요.
제가 너무 미화시키고 있나요? ^^

몇일 전 Y군이 네이트로 말을 걸었습니다.
그 시각에 마침 저는 회사에서 대형 사고를 치고 손을 부들부들 떨고 있었던 참이죠.
하지만 정말 오랫만의 대화가 너무 반가워 (물론 그날의 대화 내용이 매우 다이내믹하긴 했지만) 나중에 이야기 하자는 말이 쑥 들어가버리더라구요.아마 횡설 수설 했을 겁니다.

이날 Y군이 저에게 게스트로 글을 써보라고  권유하더라구요.
"내가?" 하면서도 내심 기뻤죠. Y군의 엄청난 또 다른 마력 중에 하나가 은근하면서도 굉장히 설득력있게 상대방을 칭찬하여,에너지를 샘솟게 하고, 더 나아가 행동하게 만드는 것이지요.
전 가끔씩 그에게서 용기를 얻기도 하고 그가 사는 모습을 보며 자극을 받기도 합니다.Y군은 모르겠지만, 사실 저도 이 글을 쓰며 느끼게 되었지만 Y군은 저의 정신세계에  꽤나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군요.

저의 철없던 이십대 중~후반..  방황과 은둔의 나날들을 보내다 보니 인간관계에 금이 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보니 본의 아니게 Y군 인생에 있어 가장 큰 결정중에 하나였던 결혼과 이민을 지지하고 축하해 주기는 커녕 지켜봐 주지도 못했네요. 그래서 사실 Y군에겐 항상 미안한 마음이 있습니다.
하지만 전 우리가 만나왔던 날 보다는 앞으로의 우정이 더 길 것이라고 믿고 멀리서나마 Y군의 모든 바램이 이루어 지길 진심으로 응원하고 또 기도합니다.
제가 이제서야 조금 철이 드나요. Y군도 이런 저를 용서해 주겠죠?
보고있나 .. Y군?


  1. BlogIcon 로맨스작가 (2007.11.01 00:17 신고)
    글이란게 참 묘하네요... 쓰다보니 Y군에게 한번도 말한 적도 없었고 말을 해야 겠다 생각해 본적도 없는 생각들이 튀어나오는 군요 . 다 쓰고 읽어보니 너무 솔직하고 지나치게 개인적인 글이 되어버려 당황스럽지만. 그냥 올리렵니다.
    • BlogIcon Y군! (2007.11.02 01:38 신고)
      신짱!! 정말로 이런 내용의 글을 써 줬군요. 얼굴이 막 뜨겁습니다. "마력"씩이나 되나요? 솔직히 제목만 보고 horse power 인줄 알았다구요. :)
      제 블로그의 첫 게스트 필자로 모시게 되어서 큰 영광인데 이렇게 글 속에 저에 대한 좋은 이야기들까지 해줬네요. 부끄럽군요. 하하. 게스트로 글을 쓰겠노라 선뜻 승락해 주고 시간과 노력을 부어 줘서 정말 감사해요.
      여건이 되면 다음 번엔 커피 이야기 좀 해줘요. 신짱의 맛있는 커피를 읽고 싶어요.
      아참, 그리고 용서 같은게 뭐 필요한가요. 친구 다 버리고 혼자 살아보겠다고 미국 온 제가 잘못이지요. ^^;
  2. BlogIcon 가즈랑 (2007.11.01 10:24 신고)
    제목 보고서 깜짝 놀랐습니다. 친구분이시군요. 그간 Y군님이 쓰신 글 속에 얼핏얼핏 보였던 친구분들의 모습은 퍽 부러운 모습이었습니다.

    자주 놀러다니고 유흥을 함께 하는것만이 친구의 조건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자주 볼 수 없지만 걱정해주고, 친구의 매력을 알아보는 사람이 진짜 친구가 아닐까요. 그리고 그런 점이 Y군님의 마력(?)일 거고요. :)
    • 못말리는 신짱 (2007.11.02 19:53 신고)
      제가 쓴 글에 첫번째 코멘트를 남겨 주셨네요.
      덕분에 기분 좋은 하루 시작합니다.
      이곳에서 계속 뵐 수 있기를..
    • BlogIcon Y군! (2007.11.05 20:17 신고)
      왠지 제 블로그 방문자 수가 줄어들 것 같은데요? ^^; 댓글이 너무 민망해요.
      좀 더 많은 친구들과 이렇게 글로 이야기 나누고 싶네요. 서로 댓글과 트랙백도 주고 받고 생각을 나누면 멀리 있어서 보지 못하더라도 하나도 외롭지 않을 것 같아요. 처음으로 블로깅으로 소통을 시도해준 신짱에게 정말로 감사할 따름이지요.
  3. 쿨짹 (2007.11.02 15:12 신고)
    보기 좋은데요. 흐흐 제 친구들은 ㅡㅡ 블로깅을 안하는 건지.. 아니면 하는데 제가 모르는 건지 잘 모르겠네요. 신짱님도 계속 블로깅 하셨으면 좋겠어요. 블로깅 삶이 좋지 말입니다요~
    • 못말리는 신짱 (2007.11.02 19:56 신고)
      글이라고는 달랑 3개 있는 제 블로그에도 다녀와 주셨더군요. 이 블로그에서 글을 쓴다는 즐거움도 배웠지만 누군가가 읽어준다는 즐거움이 이렇게 큰 줄은 몰랐습니다.
    • BlogIcon Y군! (2007.11.05 20:20 신고)
      제가 신짱에게 쿨짹님 블로그를 추천해 드렸었답니다. 쿨짹님의 블로깅 스타일을 정말 좋아하는데 왠지 이 친구에게 잘 어울리는 스타일인 것 같아서요. 자주 가셔서 코멘트도 주시고 용기도 주시길 부탁드릴게요. :)
  4. BlogIcon juneday (2007.11.10 20:19 신고)
    "Y군의 엄청난 또 다른 마력 중에 하나가 은근하면서도 굉장히 설득력있게 상대방을 칭찬하여,에너지를 샘솟게 하고, 더 나아가 행동하게 만드는 것이지요."

    정말 동감합니다. ^^ 어서 만나뵙고 싶은 분 중 한분 ^^
    • BlogIcon Y군! (2007.11.10 23:59 신고)
      저도 어서 yjae님과 만나보고 싶습니다. 저야말로 yjae님을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고 힘과 지혜를 얻는걸요. 저보다 나이가 어리시지만 배울 점이 정말 많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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