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 자기개발

자신감은 gym에서 온다 2/2

Y군! 2007. 7. 27. 12:30

link: 자신감은 gym에서 온다 1/2

한국에 돌아와서 이전보다 좀더 체계적이고 강도 높은 운동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미국에서 격은 충격 때문이기도 했지만 졸업 후 미국에 가서 살기로 마음을 굳혔기에 코쟁이들과 경쟁해서 지지 않을 체력을 갖고 싶었지요. 매일 아침 15분씩 달리기로 아침을 열었고 오후에는 40분에서 한시간 가량의 웨이트 트레이닝을 했습니다. 그리고 밤에는 운동하기 좋아하는 미국인 친구와 7~8킬로씩 달리기를 했지요. 매일 세가지를 다 하는 것은 어려웠지만 2가지 이상을 항상 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래봐야 어차피 한시간 정도만 투자하면 되니까요. 훗날 알았지만 이것이 가능했던 이유는 제가 운동을 하기 좋은 환경에 있었기 때문입니다. 체육관과 가까운 학교 기숙사에 살았고 주변에 항상 운동을 할 친구들이 있었지요. (나중에 학교를 떠나고서는 운동을 거의 하지 못하게 됩니다)

운동을 하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의지력인 것 같습니다. 특히 아침에 일어나 15분씩 달리는 것은 그 짧은 시간만으로도 남은 인생을 항상 건강하게 유지할 수 있는 보증수표 같은 것임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의지력이 필요하더군요. 웨이트 트레이닝 같은 경우는 오히려 더 쉬울 수 있습니다. 처음에 시작해서 정규적인 스케줄로 굳히기가 어렵지만 일단 운동이 습관이 되면 하루라도 운동을 거르면 온몸이 찌부둥하고 당장에 피로와 스트레스가 누적되는 것을 느낄 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쯤 되면 운동에 살포시 중독이 되기 시작하지요. 물론 매우 바람직한 현상입니다. 제 경우에는 취업시즌에 시간이 부족해져서 웨이트 트레이닝을 매일 하지 않기 위해 노력해야 했지요. 물론 달리기도 상당히 중독성이 강합니다. 오래 뛰다보면 온몸이 지쳐갈 즈음 어떤 쾌감이 느껴지는데 뇌에서 엔돌핀이 분비되기 때문이라는군요. 심해지면 달리기중독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운동을 즐기느 사람들의 공통된 의견은 운동을 시작하는 것은 어렵지만 일단 시작하게 되면 그만두기 어렵다는 것이지요.

그런데 미국으로 오게 되고 결혼과 직장을 가지면서 여러가지 사정으로 운동과 점점 멀어지게 되었습니다. 몸이 다시 야위어가고 체력이 약해질 대로 약해진 어느날, 아틀란타에 사는 아주 친한 친구를 1년만에 다시 보게 되었습니다. 몇년 전 늘 함께 운동을 하러 가곤 했던 예전 룸메이트인데 너무 말라버린 저를 보고는 깜짝 놀라더군요. 며칠을 저희 집에 묵으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문득 이 친구가 저보고 말했습니다. "Confidence does not come from your brain but from gym." 안보는 사이에 제가 몸만 약해진 것이 아니라 눈빛이나 생각도 많이 약해진 것을 느꼈다고 하네요. 많이 부끄러웠습니다. 그리고 오랫동안 잊고 있었던 뭔가가 살짝 떠올랐지요. 돌이켜 보니 요즘 얼마나 무기력하게 살고 있었는지 새삼 깨닫게 되었습니다. 미국에 오기 직전에 넘치는 힘과 체력으로 미국 코쟁이들과 당당히 경쟁하고 이기겠노라고 마음먹었는데 그래서 그렇게 열심히 운동을 했는데, 어느새 초심을 완전히 잊고 있었던 거지요.

이제 3주일이 되었군요. 고정적인 수입이 생기자마자 등록은 했지만 자주 가지 않던 헬스클럽에도 일주일에 3번 이상 꼬박꼬박 가고 있습니다. 프로틴 파우더도 먹고 있고 식단에도 상당히 신경을 쓰고 있지요. 짧은 기간이지만 벌써 몸에 기분 좋은 변화가 많이 오네요. 그리고 무엇보다 즐거운 것은 매주 목요일 밤마다 근처에 있는 실내 체육관에서 20대 초반의 미국친구들과 농구를 하는 겁니다. 한주간 열심히 운동한 것을 테스트 하는 기분이지요. 아직은 젊기에 몸싸움에도 지고 싶지 않고 장시간 뛰면서도 지치고 싶지 않습니다. 아직은 욕심만 잔뜩 앞서 있지만 운동을 꾸준히 하면 충분히 강해질 수 있다는 것을 알기에 더욱 힘이 납니다. 어렵게 찾은 리듬입니다. 직장을 구하고 일을 하게 되더라도 앞으로 다시는 잃지 않을 겁니다. 몸이 가벼워 질수록 가슴이 두꺼워 질수록 제 자신감도 커져만 갑니다.

그것은 정말 고마운 한마디였습니다. "자신감은 gym에서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