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 이민생활

이해할 수 없는 미국의 변기들

Y군! 2007. 2. 23. 04:50

얼마전 발렌타인 데이에 뉴욕시의 프랑스 요리 전문점인 Les Halles에 갔었다. 주방의 비리인가 비밀(Kitchen Confidential)인가를 써서 레스토랑 업계의 이단아 혹은 독설가 정도의 평을 받고 있다는 Anthony Bourdain 의 비스트로인데 나름대로 가격이 많이 높지도 않고 음식이 맛있다고 알려져 있다. 이사람 TV에서 쇼도 하나 있다. 참 으로 복도 많아서 한국에서 온 "귀인"께서 회사 일을 간단히 언급하는 자리로 마련한 식사라 그분이 법인카드가 그어주셨다. 물론 예약이야 우리가 다 알아서 했지만 이런날 이런데서 밥먹기 쉽지 않다. 그날 식사비가 $200 넘게 나왔었지 아마... 하하.. 레스토랑 얘기 할려는게 아닌데 이야기가 또 샌다.
혹시 여기까지 오신 분들 중에 여성분이 있다면 아래부분은 그냥 패스하길 바라는 바이다. 약간 지저분 할 수도 있으며 위에 걸어놓은 링크만 봐도 충분히 재미있을 것 같다.
미국에 와서 종종 화장실에 갔다가 변을 당하곤 한다.
변보러 가는 화장실에서 무슨 변을 당하는고 하니,
그것은 다름 아닌 신체적 한계를 넘어버리는 높은 변기들이다.
좌 변기는 일부 일반인/장애인 겸용 화장실에서 높은 변기를 볼 수 있으나 남성 화장실의 소변기는 안정된 높이가 매우 중요한 용변요건(?) 중의 하나인지라 이게 개인적인 신체조건과 맞지 않을 경우 낭패를 보게 된다. 신체의 일부와 변기가 만나게 되면 그야말로 최악의 상황이 된다.
이날 식사 중 화장실에 갔는데 화장실 안에서 사람들이 이상하게 화장실 안에서 줄을 서 있었다. 물론 나는 비어있는 소변기 앞에 서서 무장해제를 하는데 아뿔싸! 변기가 일반변기 보다 제법 많이 높았다. 좌변기 부스 앞에서 줄 서 있는 아저씨들을 보니 하나같이 나보다 키가 작은 아저씨들이었다. 어릴 때부터 남들보다 다리가 길어서 청바지를 접어입은 적이 별로 없는 나도 약간 난감한 상황. 잠깐 고민한 후에 다시 옷 추스리고 줄 서기엔 자존심이 상해서 그냥 내공을 써서 해결을 하고 나왔다.
원래 키가 큰 민족인 독일이나 북유럽계 식당도 아니면서 왜 그렇게 변기가 높은 건지...
미국의 평균신장이 그리 크지도 않고 최근에는 급격히 늘어나는 맥시칸들 덕에 더욱 낮아지고 있는 판에 왜 아직도 이렇게 높은 변기들이 군데군데 있는지 모르겠다.
이 것과 함께 이해 못할 또 다른 소변기의 형태는 마치 좌변기처럼 앞으로 길게 돌출되어 있는 형이다. 마치 가마우지의 아래턱처럼 생긴 이 변기는 기본적으로 인간의 신체구조상 벽에 바짝 붙어서 볼일을 보지 못하기 때문에 신체 일부를 거의 공개하며 볼일을 봐야 한다. 앞으로 삐죽 튀어나온 주둥이 때문에 땅에 떨어지는 것을 최소화시키려는 디자인인듯 한데, 프라이버시가 그 무엇보다 중요해서 한국의 대중탕 문화를 이해하지 못하는 서구에 이런 변기가 있다는 것 자체가 모순적이다.
최악의 경우는 위에서 말한 두 소변기 형태가 혼합된 경우이다. 앞으로 튀어나왔는데 높은 소변기!!! 호러다, 호러... 이런 경우 소변기를 이용하는 미국사람을 아직 한번도 보지 못했다.
몇 년 전에 University of Florida의 어느 단과대에서 공부하고 있을 때 도서관 화장실을 갔는데 장애인용 화장실이 아니었는데도 좌변기가 매우 높았다. 내 기억으로 6살 때 이후로 두 다리를 바닥에서 때고 볼일을 본적이 없었는데 그로부터 약 20년이 지난 후에 다시 다리가 허공에 떠버리는 기억 속에서도 희미한 경험을 다시금 하게 된것이다. 사람이 힘을 쓰려면 항상 다리를 땅에 붙이고 있어야 하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인데...
외국 생활을 하면 신기한 경험을 많이 하게 되는데 이 변기에 관련된 경험이 내게는 가장 큰 충격이었던 같다. 그러고 보니 요즘에는 다들 해외여행을 많이 하고 TV 혹은 책을 통하여 전해 듣는 것들이 많아 졌지만 화장실을 비교하는 경우는 없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