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군 92

20대 후반 가을, 내 인생의 turning point

한동안 포스팅이 뜸했습니다. 많이 바빴거든요. 시간이 터무니 없이 부족하거나 한 것은 아니었지만 많은 일들이 일어났고 또 그만큼 따라잡아야 했기에 생각을 정리할 시간이 없었을 뿐이지요. 얼마 되지 않는 RSS 독자들도 5분 정도 잃어버렸네요. 포스팅은 짧은 말로 채우겠습니다. 삶에 아주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백수생활을 접고 완전히 새로운 경력을 시작하는 것뿐만 아니라 삶의 자세가 크게 변하고 있다. 웹 기획이라는 새로운 동시에 매우 익숙한 분야로 들어가기 위해 회계라는 파트타임 일을 시작했고 남는 시간에는 웹 프로그래밍 공부를 시작했다. 삶의 자세가 변했다함은 한동안 익숙하지 않은 현실에 움츠려 들었던 도전과 모험에 대한 용기를 되찾았다는 것이고 세상은 나를 향해 열려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온몸..

달래밭을 보지 못하고 달래만 보았더라

어린 시절 나는 학교를 마치고 집에 오면 책가방을 던져 놓은 채 곧장 뒷산으로 달려가곤 했다. 숫기가 없었던 나는 혼자서 혹은 친한 친구 한둘을 데리고 풀, 벌레, 나무 등 자연을 관찰하고 놀기를 좋아했었다. 그래서 시골에 놀러가면 집 뒷산에서 못보는 자연환경에 설레이곤 했었다. 그 시절 나는, 미국에 사는 지금은 구경조차 하지 못하는, 달래를 참 좋아했다. 어머니께서 해주시는 달래무침은 매콤한 양념과 상콤한 달래향으로 봄과 함께 기다려지는 우리집 특미였다. 내가 8살인가 9살이었을 때, 여느 때와 같이 뒷산으로 놀러간 나는 땅속에 숨어 있는 달팽이를 찾다가 달래 몇뿌리를 발견했다. 신이 나서 캐어간 달래로 어머니께서는 뒷산에도 달래가 있더냐 신기해하지며 한줌 밖에 되지 않았지만 맛있는 반찬을 만들어 주..

8월 현재 근황

1. 무슨 일을 하고 싶은지 알았습니다. 열심히 스스로를 공부한 결과이지요. 어떤 일을 제일 잘 하는지, 어떤 일을 할 때 가장 행복한지를 분석해 내는 것이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 걸리더군요. 제가 하고 싶은 일, 제가 가장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은 'Web 2.0과 관련된 분야에서 문화적인 접근을 바탕으로 제품 및 서비스를 기획하기' 입니다. 당장은 할 수 없는 일이 겠지만 비슷한 업종 혹은 직무를 찾아서 첫 직장을 시작해야겠지요. 어떻게 이런 결론을 이끌어 내었는가는 따로 포스팅해 보려고 합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직장을 찾아 나설 시간입니다. 직장을 찾는 방법은 크게 다음 3가지 방법을 병행하려고 합니다. - Web 2.0 과 관련된 분야에 있는 분들에게 접촉하여 정보수집 하기 - 주변의 사람들에게 나..

Y군/Life Streaming 2007.08.23

우리는 함께 밥을 먹어야 한다

엊그제는 아내와 약간의 다툼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이겼습니다. 사건의 발단은 이러합니다. 아내가 외출에서 돌아오면 저녁식사를 같이 하기로 했는데 아내가 한시간 정도 늦었습니다. 저는 배고픔을 참고 기다렸는데 먼저 먹지 않았다고 되려 아내한테 핀잔을 들었지요. 아내의 주장은 바쁜 삶 속에서 식사는 각자의 편의를 보아 개인적으로 해야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제 생각은 완전히 달랐습니다. 가족이라면 어떻게든 함께 밥을 먹어야 한다는 겁니다. 미국사람들은 개인적인 성향이 강한 문화를 가졌기에 부모 자식 간은 물론이고 가족 구성원 개개인이 무슨 짓을 하더라도 존중하고 크게 간섭하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아무리 개인적이라고 해도 미국사회는 기본적으로 가족단위입니다. 그들은 함께 할 때는 함께 하며 그 모..

근황 - 4명의 손님과 짧은 logs

지난 2주간 4명의 손님이 저희 집에서 순차적으로, 때때로 함께 장기투숙을 했습니다. 오늘 아침 마지막 손님이었던 막내 처남을 공항에 태워주고 마침내 가정의 평화(?)를 찾았습니다. 보름 가량 정말 아무일도 하지 못했는데 시간은 순식간에 지나서 6월도 거의 다 갔습니다. 따라잡아야 할 일들이 한둘이 아니지만 그 전에 잠깐 정리를 해봅니다. 와이프의 제일 친한 고등학교 친구가 시카고에서 뉴욕으로 출장을 오면서 주말을 끼고 함께 어울렸습니다. 이 친구는 비영리법인에서 일을 하고 있는데 그 법인의 주업무가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미국의 상위 인문대학교에는 유색인종이나 소수인종이 잘 진학하지 않는 경향이 있고 설사 그들이 진학을 하더라도 주변 환경이나 학생들과 어울리지 못해 낙오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그런데..

Y군/Life Streaming 2007.06.28

내 인생 삼분의 일을 지배한 두 문장

저에게는 인생의 적지 않은 시간, 10대 후반부터 20대 중반까지 함께한 두 문장이 있습니다. 처음 접했던 순간부터 저의 전두엽에 깊숙이 박혀서 제 사고와 행동의 기준이 되어 왔지요. 그리고 20대 후반인 지금에 와서는 더이상 이들이 삶에 예전만한 영향력을 가지지는 않지만 혹시라도 (예전에 저에게 그랬던 것처럼) 보시는 분들에게 힘이 될 수 있을까 하여 포스팅해 봅니다. "젊음의 가치는 질주하는데 있다." 이 문장는 고등학교 시작 무렵에 무척 좋아했던 친구의 반 표어였는데 처음 듣던 순간 머릿속에 종이 울리는 것 같았습니다. 그 후로 죽 삶의 가장 강력한 행동강령이 되지 않았나 합니다. 질풍노도의 시기인 사춘기의 설명 못할 사고와 행동에 어떤 정당함을 느끼게 해주었고, 시간이 지나서는 두려움이 있을 때마..

지인들에게 편지를 보내다

저는 현재 약 2년째 미국에서 살고 있습니다. 1년은 플로리다에서 1년은 뉴저지에서 살았습니다. 그리고 아직 한국에는 한번도 들어가지 못했습니다. 그 동안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고 많은 생각들을 했었지만 부모님을 제외하고는 친한 친구들과도 삶을 나누질 못했습니다. 정말 정신을 차릴 틈도 없이 시간이 지나가기도 했지만 가장 큰 이유는 제가 연락을 제대로 하질 않았기 때문입니다. 한국을 떠날 때, 잘 살아보라고 격려해주는 분들도 있었고, 나름 보장된 장래를 왜 버리고 가느냐고 만류하시던 분들도 있었습니다. 그런 분들에게 연락을 하지 않았던 것은 사실 알량한 자존심의 문제가 가장 컸습니다. 자신의 경력을 쌓으며 착실히 살고 있는 분들이 부럽고 번듯한 직장을 가지지 못하고 전전긍긍 하는 제 스스로가 초라해 보여..

Y군/Life Streaming 2007.06.01

휴가중입니다

와이프가 휴가를 내서 플로리다에 일주일간 내려와 있습니다. 저도 나름 바쁘게 지내고 있었기에 제법 휴가 기분을 내고 있습니다. 이번 휴가 중에 랩탑을 가지고 오지 않았기 때문에 좀처럼 블로깅을 할 수가 없더군요. 너무 오래 블로그를 비우면 안될 것 같아서 뭐라도 끄적여봅니다. 11개월만에 플로리다로 돌아왔군요. 지금은 처가에 머물고 있는데 떠날 때와 같은 날씨와 온도 때문인지 아침에 눈을 뜨면 지난 1년간의 일들이 꿈만 같이 느껴집니다. 역시 플로리다는 한국에 비해서 변화가 거의 없습니다. 한국은 1년이면 정말 많은 것들이 변할텐데요. 게인즈빌, 마이애미, 포트라더데일, 올랜도 등에 다니면서 그리웠던 사람들을 만나고 먹고 싶었던 음식들을 먹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늘상 만나던 사람들이고 늘상 먹는 음식들인..

Y군/Life Streaming 2007.05.29

다시는 오레오를 사먹지 않겠다

오늘 오후 식료품을 사러 갔다왔습니다. 원래 주말에 아내랑 하곤 했는데 요즘에는 제가 시간이 있어서 주중에 사람 많이 없을 때 다녀오곤 합니다. 그러다 보니 둘이 있을 때는 잘 하지 않는 충동구매를 종종 하게 됩니다. 오늘은 나비스코에게 당했습니다. 이상하게 초콜렛이 먹고 싶어서 괜히 스넥코너를 기웃거리다가 모든 유혹을 뿌리치고 한바퀴 돌고 난 뒤에 오레오 할인판매 코너에 눈이 꽃혀버렸습니다. 재밌는 것은 제가 유년기 이후로 초콜렛을 제외하고는 달짝지근한 과자를 전혀 좋아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심지어 설탕이 지나치게 들어간 음식은 약간의 거부감이 들 정도이고 밀크초콜렛보다는 다크초콜렛을 고집합니다. 오레오를 아시는 분은 잘 아시겠지만 이건 정말 설탕과자입니다. 달콤함이 도를 넘어서는데도 불구하고 여태까지..

Y군/Life Streaming 2007.05.15

앞으로 한달간 읽어볼 책들

저는 그때 그때 관심이 가는 분야의 책을 여러권 구해서 읽어보는 편입니다. 한국에 있을때는 학교 도서관을 이용할 수 있어서 별 부담이 없었는데 미국에 있으니 읽고 싶은 책을 어디서 빌릴 수도 없고 해서 큰 맘을 먹고 평소에 눈도장만 찍어대던 책들을 몽땅 구입했습니다. 쓰고 보니 '몽땅'이라는 단어에 상당히 기분이 좋군요. 물론 그만큼 책값에, 미국으로 들여오는 배송료에 금전적 출혈이 엄청났습니다만 이 책들을 읽고 얻게될 것들에 대한 확신이 있어서 과감하게 지를 수 있었습니다. 보시는 바와 같이 웹과 블로그에 관한 책들이 대부분입니다. 너무 방향이 빤한가요? 저도 나름 블로고스피어에 빠져 있다보니 이런 내용들이 너무 알고 싶더군요. 오프라인에서 정치경제 기사를 보고 세상 돌아가는 논리를 알고자 하는 것과 ..

Y군/Life Streaming 2007.05.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