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군 92

포스팅을 끊지 않기 위해 몇마디

마지막 포스팅이 체력관리를 하자는 이야기였는데, 부끄럽게도 거의 일주일째 감기에 걸려서 헤매고 있다. 이번 감기는 떨어질 것 같다가 더 심한 증세로 돌아오기를 반복하는데 정말 죽을 맛이다. 주변의 감기 걸린 사람들이 대부분 비슷한 증상을 보이는 것으로 봐서는 유행성 독감이 분명하다. 지난 달에 독감 예방 접종까지 맞았는데 이게 어찌된 일인지.. 집안에 한명이 아프면 다른 사람은 아프지 않아서 아픈 사람을 좀 챙겨주고 그래야 하는데 부부가 둘다 감기에 걸렸다. 유행성이 확실하다.(ㅡㅡ;) 둘이 다 아파서 침대, 소파에서 주말 내내 시체놀이를 하고 있었기에 집안 꼴이 말이 아니다. 어제, 월요일은 마침 휴일이고(마틴루터킹Jr.기념일) 기운도 좀 나고 해서 밖에 나가서 점심도 사먹고, 밀린 집안일도 좀 하고 ..

Y군/Life Streaming 2009.01.21

버드와이저 한 팩을 사오면서

블로깅 정말 하고 싶었는데 최근 들어 또 이래저래 일이 많아져서 블로그를 방치해 두고 있었습니다. 티스토리 운영자님께서는 제 글을 다음의 메인 페이지에 몇 번이나 올려주셨는데 정말 염치가 없군요. ㅎㅎ 경기가 최악이라 다들 먹고 산다고 정신이 없을 때이니 제 블로그를 구독하시는 분들에게는 그렇게 이해를 구하겠습니다.^^; 며칠 전 집에 오는 길에 맥주를 한 팩 사가지고 들어왔습니다. 혼자서는 술 잘 안 마시는데.. 그런 날 있잖아요? 씻고 난 후 소파에 몸을 묻으며 시원한 맥주 한잔 마시고 싶은 날 말이죠. 그 날이 그런 날이었습니다. 맥주 6병 들이 한 팩을 사려고 리커스토어(liquor store)에 들렀는데 오랜만에 술을 사러 와서 그런지 마시고 싶은 술이 참 많더군요. (참고로 저는 술을 좋아하기..

기다리는 것들이 너무 많다 - Go get it. Period.

짧은 인생을 살면서 기다리는 것들이 너무 많은 것 같다. 경제가 좋아지기를 기다리고, 취직이 되기를 기다리고, 결혼할 사람이 생기기를 기다리고, 집값이 내리기를 기다리고, 휴가철이 되기를 기다린다. 내 경우에는 회사가 대박(!)이 나기를 기다리고, 그린카드가 나오기를 기다리고, 한국행 비행편 가격이 내리기를 기다리고, 안정적인 수입이 생기기를 기다리고, 뭔가 exciting한 일이 생기기를 기다리고, 몸과 마음이 좀 더 강해지기를 기다린다. 그렇게 기다리며 살아가는 나날들 중에 기다리기만 해서는 기다리는 것들의 근처에도 가지 못할 확률이 매우 높다는 사실을 문득 새롭게 깨닫는다. 얼마를 더 기다려야 하는지 모른다는 것과 어쩌면 바라는 곳 근처에도 가지 못할 것이라는 사실이 과장이 아님을 상기되며 두려움이..

이런 놈들 때문에 위기관리가 안된다

마이클이라는 동갑내기 친구가 있습니다. 코넬 대학교에서 경제학(학부)을 공부하고 리만 브라더스에서 5년 좀 넘게 일하다가 얼마 전에 하와이 출신의 어여쁜 에이미와 결혼했습니다. 그런데 이 친구가 지금은 노숙자들에게 빵과 수프를 제공하고 재활상담을 해주는 봉사단체(NYCR)에서 무보수 풀타임으로 일을 하고 있습니다. 리만 브라더스가 부도 났으니까 lay off 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거기서는 결혼 직전에 미래의 아내에게 동의를 구하고 퇴사했지요. 리만 브라더스가 몰락 하리라고 꿈에도 생각 못한 시점에 내린 결정입니다. 대단한 의지와 용기가 아닐 수 없습니다. 이 친구가 (한때) 세계 최고의 금융회사에서 잘 나가다가 결혼을 목전에 두고 이런 어처구니 없는 행보를 보이는 이유는 그가 몇 년간 금융계에서 일하..

개인적 시대유감 - What's going on?

블로깅 자주 하라는 계시를 받든 말든 전 지구적인 차원(?)에서 시간/여유가 부족한 요즘이어서 저도 덩달아 블로깅을 못했습니다. RSS 리더기에 쌓인 글들을 보니 마음이 무겁군요. 근래에 뉴욕증시가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폭락했지요.(다행히 어제 오늘 조금 살아나는 것으로 보임) 당연히 전세계 증시도 급락하고 그에 따른 경기침체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다들 잘 아는 뉴스 이야기를 할 생각은 없구요, 다만 왜 이런 일이 나에게 일어나는 것인가? 적어도 동시대를 사는 한국사람들에게 너무 frustrating한 현실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 주저리 주저리 불평이나 해볼까 합니다. 특히 저처럼 최근에 청운의 꿈을 안고 미국으로 오신 분들에게 공감대를 요청합니다.ㅎㅎ 저는 98년 한국에서 금융위기를 ..

그 때는 몰랐었다 - 사는 이야기 조금

며칠전 아침부터 기분이 희한하길래 무슨 일인가 했더니 1999년 그날 군에 입대를 했더군요. 이제는 시간이 꽤 지나서인지 논산 가기 전날밤 그 야릇한 기분이 다시 들지는 않지만 아직도 선선한 가을 바람이 불면 생각이 많아집니다. 그 날 뉴저지 쪽에서 볼 일을 보고 집에 가는 길에 버스를 놓쳐서 30분 정도 뉴욕 맨하탄의 스카이라인을 보면서 걸었습니다. 경이롭기까지 한 뉴욕의 반짝이는 빌딩숲을 보면서 걸어가자니 그것이 꿈이 아니라는 사실이 믿어지지가 않더군요. 군대 있을 때만 해도 지금의 제 모습은 상상도 못했습니다. 기질적으로 모험을 좋아하고 리스크가 좀 있어도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편이지만, 98년 IMF 금융위기와 함께 대학생활을 시작하고 경제적으로 매우 힘든 첫 3학기를 보낸 후 질려서 군대를 갔습..

New York City로 이사하다 - 정착하지 않는 삶

지난 금요일에 강 건너편 뉴욕시내(맨하튼)로 이사를 했습니다. 일정 수준 이상의 수입이 있어야만 입주가 허락되는 뉴욕의 월세 아파트이기에 (제 수입이 일정하지 않아서) 입주허가를 받을 수 없을 줄 알았는데 다행히 한국에서 송금되는 급여가 수입으로 인정이 되었는지 마지막 순간에 입주허가가 나왔고, 거의 포기하다시피 했던 NYC행이 실현 되었습니다. 이사를 간다고 하니 대부분의 주변사람들이 말리더군요. 특히 제 나이 또래의 미국 친구들이 매우 비판적으로 반응을 했는데 이해를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솔직히 기분이 좀 상하기도 했습니다. 그 친구들의 말은 결혼도 했고 2세 계획도 해야 하고 제 수입도 불안정하니 리스크가 덜한 뉴저지 쪽에 계속 머물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risk taker 기질이 좀 있..

바이러스에 감염되다

어제까지 며칠간 신나게, 원없이, 죽지 않을 만큼 아팠다. 수요일은 하루 종일 두통이 가시질 않더니, 목요일, 금요일은 고열 및 오한을 동반한 몸살이 있었고, 토요일은 온종일 토사곽란에 매순간 기절 하는 줄 알았다. 일요일은 3일을 못 먹어서 그랬는지 하루 종일 졸음과 현기증에 시달렸다. 얼마 만에 이렇게 아파 봤는지 모르겠다. 감기몸살에 걸리면 몸관리 제대로 안했다고 밉지 않은 잔소리를 하던 아내가 이번에는 아무 말도 안하고 병간호만 해줬다. ^^; 자꾸 아프니까 토요일에는 나도 아내도 덜컥 겁이 나서 급히 병원을 찾았는데, 의사선생님이 음식을 통해서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 같다고 했다. 내가 원래 허약한 체질은 아닌 것 같은데 면역력이 많이 약화되었을 것이라며 최근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는지 잠을 많이..

Y군/Life Streaming 2008.07.22

뉴욕시로 이사를 계획하다

지난 6월에 재계약을 하지 않았기에 이달 말에 지난 2년간 살아온 아파트의 리스가 만료된다. 즉 방을 빼야 한다. 2년간 잘 살아온 집을 떠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엘리베이터 없는 건물의 5층집이다. (5th floor walk-up apt.) 한국에서 기숙사 5층 및 아파트 5층 건물에 몇 년을 살았는지 모르겠는데 완전 배가 불렀다. 그런데 나이가 들었는지 몇 달간 운동을 안해서 그런지 딱 4층까지가 한계다. 올라도 올라도 끝이 없는 계단에 나도 아내도 지쳐 버렸다. 요즘에 무릎도 아프기 시작한다. ㅡㅡ; 그리고 1층의 세탁실에서 빨래라도 하려고 하면 30분 단위로 오르락 내리락 해야한다. (그 중 최악은 빨래할 동전을 깜빡 하고 안가져왔을 때다.) 2. 너무 덥다. (too hot) 한국에서 ..

Y군/Life Streaming 2008.07.10

도미 3주년

6월 23일은 내가 미국에 '살' 작정을 하고 태평양을 건너온 지 3년째 되는 날이었다. 이민을 왔든 유학을 왔든 3년은 고생해야 삶의 컨트롤을 좀 할 수 있게 된다는 이민 선배들의 공통된 증언(?)이 있었기에 3년을 바닥부터 구르면 생계는 내 손으로 꾸리게 되겠거니 하고 뒤돌아보지 않고 살았다. 그러면서도 미국에서 나고 자라서 공부까지 한 교포친구들 밖에 내 삶을 비교할 대상이 없었기에 속으로는 항상 많이 조급했었다. 미국이 처음도 아니고 공부를 적게 한 것도 아닌데 말이 다른 나라라고 달라야 얼마나 다를까 했으나 살러 온 것과 놀러온 것/공부하러 온 것은 하늘과 땅의 차이였다. 얼마나 삽질을 많이 했는지 모른다. 영어도 깐에는 좀 한다고 자신 있었는데 그 잘난 자존심은 산산조각이 나서 abc부터 다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