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군/Life Streaming 52

지인들에게 편지를 보내다

저는 현재 약 2년째 미국에서 살고 있습니다. 1년은 플로리다에서 1년은 뉴저지에서 살았습니다. 그리고 아직 한국에는 한번도 들어가지 못했습니다. 그 동안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고 많은 생각들을 했었지만 부모님을 제외하고는 친한 친구들과도 삶을 나누질 못했습니다. 정말 정신을 차릴 틈도 없이 시간이 지나가기도 했지만 가장 큰 이유는 제가 연락을 제대로 하질 않았기 때문입니다. 한국을 떠날 때, 잘 살아보라고 격려해주는 분들도 있었고, 나름 보장된 장래를 왜 버리고 가느냐고 만류하시던 분들도 있었습니다. 그런 분들에게 연락을 하지 않았던 것은 사실 알량한 자존심의 문제가 가장 컸습니다. 자신의 경력을 쌓으며 착실히 살고 있는 분들이 부럽고 번듯한 직장을 가지지 못하고 전전긍긍 하는 제 스스로가 초라해 보여..

Y군/Life Streaming 2007.06.01

휴가중입니다

와이프가 휴가를 내서 플로리다에 일주일간 내려와 있습니다. 저도 나름 바쁘게 지내고 있었기에 제법 휴가 기분을 내고 있습니다. 이번 휴가 중에 랩탑을 가지고 오지 않았기 때문에 좀처럼 블로깅을 할 수가 없더군요. 너무 오래 블로그를 비우면 안될 것 같아서 뭐라도 끄적여봅니다. 11개월만에 플로리다로 돌아왔군요. 지금은 처가에 머물고 있는데 떠날 때와 같은 날씨와 온도 때문인지 아침에 눈을 뜨면 지난 1년간의 일들이 꿈만 같이 느껴집니다. 역시 플로리다는 한국에 비해서 변화가 거의 없습니다. 한국은 1년이면 정말 많은 것들이 변할텐데요. 게인즈빌, 마이애미, 포트라더데일, 올랜도 등에 다니면서 그리웠던 사람들을 만나고 먹고 싶었던 음식들을 먹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늘상 만나던 사람들이고 늘상 먹는 음식들인..

Y군/Life Streaming 2007.05.29

다시는 오레오를 사먹지 않겠다

오늘 오후 식료품을 사러 갔다왔습니다. 원래 주말에 아내랑 하곤 했는데 요즘에는 제가 시간이 있어서 주중에 사람 많이 없을 때 다녀오곤 합니다. 그러다 보니 둘이 있을 때는 잘 하지 않는 충동구매를 종종 하게 됩니다. 오늘은 나비스코에게 당했습니다. 이상하게 초콜렛이 먹고 싶어서 괜히 스넥코너를 기웃거리다가 모든 유혹을 뿌리치고 한바퀴 돌고 난 뒤에 오레오 할인판매 코너에 눈이 꽃혀버렸습니다. 재밌는 것은 제가 유년기 이후로 초콜렛을 제외하고는 달짝지근한 과자를 전혀 좋아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심지어 설탕이 지나치게 들어간 음식은 약간의 거부감이 들 정도이고 밀크초콜렛보다는 다크초콜렛을 고집합니다. 오레오를 아시는 분은 잘 아시겠지만 이건 정말 설탕과자입니다. 달콤함이 도를 넘어서는데도 불구하고 여태까지..

Y군/Life Streaming 2007.05.15

앞으로 한달간 읽어볼 책들

저는 그때 그때 관심이 가는 분야의 책을 여러권 구해서 읽어보는 편입니다. 한국에 있을때는 학교 도서관을 이용할 수 있어서 별 부담이 없었는데 미국에 있으니 읽고 싶은 책을 어디서 빌릴 수도 없고 해서 큰 맘을 먹고 평소에 눈도장만 찍어대던 책들을 몽땅 구입했습니다. 쓰고 보니 '몽땅'이라는 단어에 상당히 기분이 좋군요. 물론 그만큼 책값에, 미국으로 들여오는 배송료에 금전적 출혈이 엄청났습니다만 이 책들을 읽고 얻게될 것들에 대한 확신이 있어서 과감하게 지를 수 있었습니다. 보시는 바와 같이 웹과 블로그에 관한 책들이 대부분입니다. 너무 방향이 빤한가요? 저도 나름 블로고스피어에 빠져 있다보니 이런 내용들이 너무 알고 싶더군요. 오프라인에서 정치경제 기사를 보고 세상 돌아가는 논리를 알고자 하는 것과 ..

Y군/Life Streaming 2007.05.15

3달간의 대학원 준비를 끝마치고

마침내 3달간의 긴 수험생모드를 마치고 자유인, 혹은 백수가 되었다. 데드라인에딱 하루 전에 급행으로 원서를 보내고 데드라인 날 GMAT 시험을 치렀다. 갑자기 내린 결정이니만큼 모든 준비가 굉장히 빡빡하기는 했지만 아무튼중도에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해내었다. 시험 및 대학원 응시료만 800불 가까이 들었다. 만약에 대학원에 낙방을 하게 된다면 그간 써온 시간과비용 때문에 상당한 데미지를 받을 터이지만 후회는 없을 것이다. 게다가 앞만 보고 가도 모자란 판에 이미 퍼부어 버린 자원을 아까워한들 무엇을하겠는가. 매몰비용(sunk cost)은 장부상으로도 의미를 두지 않는다. 결국 GMAT도 TOEFL도 만족할 만한 점수를 내지 못한 것 같지만 나름 건진게 제법 된다. 첫째, 딱 내 수준의 수학문제를 신나게..

Y군/Life Streaming 2007.05.04

뒤늦게 친구의 부고를 받다

대학원 응시접수도 끝나고 시험도 끝나고 간만에 편한 마음으로 메신저를 켰다. 오랜만에친구들의 안부를 들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한국시간으로 새벽에 유일하게 깨어있던 친구가 내게 전해준 것은 한때 너무나 친했던 고교 동창의부고였다. 그 사실을 인정하기까지 시간이 걸렸다. 그 친구가 자초지종을 한마디 한마디 메신저에 써주던 순간이 현실이 아닌 것처럼 느껴졌다. 이렇게받아들이기 어려운 진실이 있었나.. 도무지 실감이 나질 않아 슬픔조차 느껴지지 않았다. 그 친구와 나는 국민학교와 고등학교를 같이 다녔다. 고등학교 때는 3년간 같은서클에서 서로에게 비길 수 없을 만큼 써클을 사랑했고 학생회 활동도 열성적으로 함께 했었다. 나이에 비해 몇 년은 성숙했었기에 늘 배울 것이 있었고생각과 행동이 늘 일치했으며 언..

Y군/Life Streaming 2007.05.04

나도 간단히 일상을 정리

1. 토요일날 토플을 치고 왔다. 별로 공부도 안했지만 특별히 자신이 없거나 떨리지도 않았다. gmat 공부하면서 토플을 치려고 하니 리딩이나 라이팅은 쉬운 편이었다. 듣기도 미국서 도합 2년 이상 뒹굴었으니 가볍게 넘어가고 문제는 말하기였는데 15초~20초 정도 생각할 시간을 주고 40초~1분 정도 말할 시간을 주는데 이게 어렵더라. 몇번 연습을 했는데 완전 버벅거리다 왔다. 한 국에 있을 때 pbt/cbt 공부를 했었는데 별로 실생활이 도움이 안되고 공부가 끝나면 잊어버릴 것들이 많았다. 그런데 이번에 ibt를 준비하면서 느낀 건데 새로 바뀐 ibt 토플은 실질적인 영어능력 향상에 분명히 도움이 될 것 같다. 앞으로 영어 공부하는 분들에게 토플을 추천할 생각이다.2. 이글루스한테 강한 실망을 했었는데..

Y군/Life Streaming 2007.04.27

뜬 눈으로 밤을 새다...

포스팅 당분간 쉬더라도 지금 당장은 공부도 안되고 할일도 없으니… 지금 시각 아침 6시35분.. 아직도 잠이 오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밤샘을 했던게 언제였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데 학생도 아니고 (그렇다고 직딩도 아니다만...) 왜 이럴까... 의도하지 않게 밤새도록 공부는 실컷 했다. 단어 400개는 외운 것 같다. 곰곰히 생각을 해보니 저녁 먹고 편의점에서 못보던 캔커피를 하나 마셨다. 커피는 잠 안올때 마시는 음료수라는 개념을 가진 채 30년 가까이 살았는데 이럴 리가 없다! 여기 오늘 마신 야릇한 처음 보는 스타벅스 캔 커피다. 이 커피 도데체 정체가 뭐냐?!! 이 커피에 카페인이 보통 커피10배 정도 들어있나? 캔을 아무리 살펴보아도 카페인 함량이 표시되어 있지 않은걸 보니 수상쩍긴 하다. 역시 ..

Y군/Life Streaming 2007.03.24

당분간 쉬자...

GMAT 시험이 일주일 밖에 남지 않았는데 한번 블로그에 접속하면 몇시간이 날아간다. 게다가 더욱 심각한 것은 실컷 한국말을 읽다가 시험문제 지문을 보는 순간 영어로 사고전환이 안된다. 다 아직 내공이 부족한 탓이다. 외국에 오래 계신 분들은 하루에도 포스팅 몇개씩 하고 여기 저기 다니면서 포스팅 읽고 댓글로 남기면서 영어로 학교도 잘 다니고 직장생활도 잘하고 시험도 잘만 치시더라. 무슨 한영 전환키가 이마에 박혀 있는 것도 아니라 그런지 정말 한국어 사이트를 열심히 다니다가 공부해야지 하면서 책을 펼치면 글자가 있는 그대로 안 들어오고 한번 해석이 되어서 들어오는 거다. 당연히 이해하는데 갑절로 시간이 걸리고 단어 하나만 막혀도 올스탑이다. 한 두시간 정도 공부하면 그제서야 영어가 영어처럼 읽히기 시작..

Y군/Life Streaming 2007.03.23

강원도 운전병의 위력...

하루 종일 눈이 온다. 나는 하루 종일 집에서 GMAT 공부를 했다. 우라질 3월달에 왠 눈이 이렇게 많이 오나... 나 는 눈이 싫다. 남도 출신이라 원래는 눈 오는날의 강아지였는데 군대 가서 감정 상해서 왔다. 강원도, 특히 인제에는 왜 그렇게 눈이 많이 오는지... 우리는 눈 한번 오기 시작하면 잠도 못자고 눈을 치워야만 했다. 155미리 곡사포 부대의 수송중대....우워워... 눈 때문에 기동력 상실하면 안된다고 새벽 1시까지 눈 치우고 새벽4시에 일어나서 눈 치웠다. 코피 뚝뚝 흘리면서 눈 치웠다는 얘기 제대하고 나서도 못 들어봤다. 그래서 전역 후에는 눈을 좋아하지 않는다. 종종 그 때 생각나면 부르르 떨린다. 저녁이 되어가니 사람들이 눈을 치우기 시작하는데 삽이 땅 긁는 소리에 도무지 집중을..

Y군/Life Streaming 2007.03.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