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낌 3

얼음장 같이 차가운 물

올 겨울에는 집 안에서 춥다고 느낀 적이 별로 없었는데 어제는 추워서 아침부터 고생을 좀 했습니다. 건물의 보일러에 문제가 생긴 모양이더군요. 일 때문에 첼시 쪽에 나가야 해서 머리를 감아야 하는데, 보일러가 고장 났으니 따뜻한 물이 나올리 만무하지요. 나갈 시간이 정해진 것이 아니라서 떡진 머리를 하고 책상에 앉아서 일을 좀 하다가 오전이 다지날 무렵에야 욕실로 들어갔습니다. 제가 찬물로 씻는 걸 좀 많이 싫어합니다. 군생활을 강원도 인제에서 했는데 막사 시설이 낙후되어서 뜨거운 물을 하루에 한번만 쓸 수 있었거든요. 짬밥 안될 때는 그것도 쓰질 못해서 일주일씩 씻지 않고 살다가 분대장의 명령에 동기들과 영하 25도의 겨울날 찬물로 샤워를 한 적도 있습니다. 추운 곳에서 군생활 해보신 분들은 다 이해하..

기다리는 것들이 너무 많다 - Go get it. Period.

짧은 인생을 살면서 기다리는 것들이 너무 많은 것 같다. 경제가 좋아지기를 기다리고, 취직이 되기를 기다리고, 결혼할 사람이 생기기를 기다리고, 집값이 내리기를 기다리고, 휴가철이 되기를 기다린다. 내 경우에는 회사가 대박(!)이 나기를 기다리고, 그린카드가 나오기를 기다리고, 한국행 비행편 가격이 내리기를 기다리고, 안정적인 수입이 생기기를 기다리고, 뭔가 exciting한 일이 생기기를 기다리고, 몸과 마음이 좀 더 강해지기를 기다린다. 그렇게 기다리며 살아가는 나날들 중에 기다리기만 해서는 기다리는 것들의 근처에도 가지 못할 확률이 매우 높다는 사실을 문득 새롭게 깨닫는다. 얼마를 더 기다려야 하는지 모른다는 것과 어쩌면 바라는 곳 근처에도 가지 못할 것이라는 사실이 과장이 아님을 상기되며 두려움이..

20대 후반 가을, 내 인생의 turning point

한동안 포스팅이 뜸했습니다. 많이 바빴거든요. 시간이 터무니 없이 부족하거나 한 것은 아니었지만 많은 일들이 일어났고 또 그만큼 따라잡아야 했기에 생각을 정리할 시간이 없었을 뿐이지요. 얼마 되지 않는 RSS 독자들도 5분 정도 잃어버렸네요. 포스팅은 짧은 말로 채우겠습니다. 삶에 아주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백수생활을 접고 완전히 새로운 경력을 시작하는 것뿐만 아니라 삶의 자세가 크게 변하고 있다. 웹 기획이라는 새로운 동시에 매우 익숙한 분야로 들어가기 위해 회계라는 파트타임 일을 시작했고 남는 시간에는 웹 프로그래밍 공부를 시작했다. 삶의 자세가 변했다함은 한동안 익숙하지 않은 현실에 움츠려 들었던 도전과 모험에 대한 용기를 되찾았다는 것이고 세상은 나를 향해 열려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온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