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면서 가까이 지낼 사람 혹은 친구로 지낼 만한 사람을 만나기가 점점 어려워진다고 한다. 그것은 아마도 학창 시절처럼 서로에게 숨김 없는 순수한 우정을 쌓을 기회나 시간이 적어지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특히 사회생활을 하고, 결혼을 하게 되면 친구와 우정을 쌓을 절대적인 시간이 줄어들게 되는데 정이나 신뢰라는 것이 시간을 두고 쌓이는 것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특별히 놀라운 사실이 아닌지도 모르겠다.

25년 이상을 한국에서 살다가 친구들이나 친지들을 모두 떠나 외국 생활을 하게 되었는데 외로움이라는 것을 기본 옵션으로 가지고 삶을 새롭게 시작해야 했다. 비록 살면서 사람들을 만나고 서로 안부를 묻는 소위, 'friends'가 되지만 한번 리셋된 마음 속의 전화번호부는 좀처럼 채워지지가 않는다. 우정이라는 것이 서로 이름만 안다고, 자주 본다고 생기는 것이 아닌 까닭이다.

이민 생활 5년차, 이제는 친구라고 부르는 사람들이 주변에 좀 생겼다. 특별히 친해지려고 노력한 것은 아닌데 오래 알게 되다보니 서로 공유하는 것이 많아진 케이스다. 한국에 비해서는 무척 개인적인 미국의 문화를 가진 지인들과는 기대치를 높일 수가 없지만 몇 년을 꾸준히 가까이 지내다 보니 제법 속내를 나누기도 한다. 물론 한국에 있는 절대적인 우정을 나누는 그런 친구들과는 아직도 많이 차이가 나지만 그래도 어려운 일 생기면 서로 부탁도 하고 챙겨주기도 하고 집안 대소사를 나누는 사이가 된 것 같다. 안타까운 것은 컬리지타운에서 만난 친구들이기에 이제는 전국에 뿔뿔이 흩어져 살기에 좀처럼 얼굴 보기가 어렵다는 사실이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그 동안 외로워도 나름 꿋꿋하게 잘 살아온게 보상을 받는건지, 작년부터 새로운 사람들을, 진솔한 관계로, 많이 만나게 되었다. 나이, 인종, 직업 등이 다양한 사람들인데 공통점이 있다면 다들 순수하고 열정적이라는 것 정도다. 게다가 배울 점을 많은 사람들이라 만날 일이 생기면 기쁘고 설레는데 자꾸 만나고 싶어서 오히려 내가 모임을 주도하는 상황까지 생겼다. 좋은 사람들과 서로 존중하며 토론과 담소를 나누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르는데 그러다 보니 오래 만나지 않았어도 서로에 대한 깊은 이해와 배려가 저절로 생긴다.

오늘도 그들과 모여서 수퍼볼 게임을 보고 왔는데 새삼 감회가 새롭다. 나도 이제 친구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들이, 서로 자주 보고 싶어하고, 서로에게 관심을 아끼지 않는 사람들이 주변에 있다. 아주 오랫동안 좋아하는 사람과 즐거운 시간을 보낼 일이 거의 없었는데 이제는 부담 없이 Hapyy hour를 함께 할 친구들이 생기고 있다. 일 끝나고 집에 오는 길에 맥주 한잔 같이 마실 사람들이 있음에 감사하고, 혼자가 아니라는 느낌을 가질 수 있음에 감사할 따름이다.

  1. yk (2010.02.08 23:56 신고)
    빨리 뉴저지로 다시 이사와 !!! 그래야지 해피 hour 제데로 해야지.. 아님 busy season 끈나고 다운타운에서 제데로 한번 합시당~
  2. 이름 (2018.07.19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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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이름 (2018.07.19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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