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원 응시접수도 끝나고 시험도 끝나고 간만에 편한 마음으로 메신저를 켰다. 오랜만에친구들의 안부를 들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한국시간으로 새벽에 유일하게 깨어있던 친구가 내게 전해준 것은 한때 너무나 친했던 고교 동창의부고였다. 그 사실을 인정하기까지 시간이 걸렸다. 그 친구가 자초지종을 한마디 한마디 메신저에 써주던 순간이 현실이 아닌 것처럼 느껴졌다. 이렇게받아들이기 어려운 진실이 있었나.. 도무지 실감이 나질 않아 슬픔조차 느껴지지 않았다.

그 친구와 나는 국민학교와 고등학교를 같이 다녔다. 고등학교 때는 3년간 같은서클에서 서로에게 비길 수 없을 만큼 써클을 사랑했고 학생회 활동도 열성적으로 함께 했었다. 나이에 비해 몇 년은 성숙했었기에 늘 배울 것이 있었고생각과 행동이 늘 일치했으며 언제나 진정한 용기를 가진 친구였다. 고교시절, 학생의 권익보호를 위한 활동을 했고 대학에 다니면서는 해외를 오가며자기사업을 하던 친구였다. 대학 진학 후에는 너무 바빠서 얼굴 보기도 어려웠지만 어쩌다 집에 가는 버스 안에서 만나면 어디든 앉아서 밤새워 이야기를나눌 수 있던 편하고 좋은 친구였다.

너무 재주가 많고 선한 사람이어서였을까 하나님께서는 그를 먼저 데려가셨다. 그많은재주만큼이나 짧은 생이지만 그 친구는 보통사람은 평생을 해도 다 못해볼 값지고 다양한 경험들을 하고 세상을 떠났다. 그래서 조금은 위안이 되는지도모른다. 내가 지금 안타깝고 슬픈 것은 그 친구가 세상을 떠난 사실을 1년을 지나서야 알았다는 것이다. 친구라는 존재가 유명을 달리 했는데도 나는슬퍼하고 애통해 할 시간마저 놓치고 말았다. 한국을 떠나 외국에 산다는 것이 처음으로 답답하게 느껴진다.

사는게 무엇이고 돈이나 명예는 또 무엇인가. 평생을 두고 함께할 친구조차 챙겨주지못한다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친구의 부고와 함께 이러한 내 삶이 한심하여 오늘 얼마 살지 않은 인생이지만 이전에 느끼지 못한 참으로 깊은 슬픔을느낀다. 이 글을 써 내리며 조금 전까지도 와닿지 않던 그의 죽음이 현실로 느껴지나 보다. 가슴이 쓰리고 아프다. 숨통이 막혀서 침을 삼키지도못하겠구나. 아아. 이노무자슥아 와그래 일찍 갔노...

친구야, 짧은 생이었지만 너는 세상 속에 그 존재를 크게 남기고 갔구나. 부디하늘나라에는 건강하고 행복하게 지내고 있으렴. 남은 인생 네 몫까지 열심히 살고 가마. 그때 우리 다시 만나면 소주잔 기울이며 못다한 이야기들을언제까지고 해보자.

  1. 이름 (2018.07.20 0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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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이름 (2018.07.20 0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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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이름 (2018.07.20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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