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깅 자주 하라는 계시를 받든 말든 전 지구적인 차원(?)에서 시간/여유가 부족한 요즘이어서 저도 덩달아 블로깅을 못했습니다. RSS 리더기에 쌓인 글들을 보니 마음이 무겁군요. 근래에 뉴욕증시가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폭락했지요.(다행히 어제 오늘 조금 살아나는 것으로 보임) 당연히 전세계 증시도 급락하고 그에 따른 경기침체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다들 잘 아는 뉴스 이야기를 할 생각은 없구요, 다만 왜 이런 일이 나에게 일어나는 것인가? 적어도 동시대를 사는 한국사람들에게 너무 frustrating한 현실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 주저리 주저리 불평이나 해볼까 합니다. 특히 저처럼 최근에 청운의 꿈을 안고 미국으로 오신 분들에게 공감대를 요청합니다.ㅎㅎ

저는 98년 한국에서 금융위기를 몸으로 받아내면서 서울서 유학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집 앞 버스 정류장에서 버스 타고 15분 걸리는 국립 부산대학교에 진학을 포기하고 미친 척 서울로 논술시험을 치러 올라갈 때만 해도 그렇게 모두에게 어려운 시간이 내 인생에 다시 오지 않으리라 생각했고 버텨내 보자며 대담한 상경을 결심할 수 있었지요. 글쎄요.. 그 때의 판단은 빗나가도 이만저만 빗나간 것이 아닌 것 같습니다. 세계금융위기의 시발점인 뉴욕 월 스트리트가 전철 타고 25분 거리에 있으니까 (지리적으로도!) 방향을 잘못 들어도 한참 잘못 들었군요.ㅎㅎ

3년 전에 미국에 올 때 곧 이 나라가 경제적으로 쇄하리라고 생각했습니다. 서브프라임이나 금융부실, 쌍둥이 적자 등 그 때도 충분히 미래를 짐작할 수 있는 징조들이 연일 터져 나오고 있었지만 일 터지기 전에 자리를 잡고 준비하면 된다고 생각했답니다.(제가 생각해도 참 긍적적이죠..ㅡㅡ;) 룸메이트였던 형이 연합뉴스 경제부 기자가 되면서 일주일에도 몇번씩 국제경제에 대해서 강의(및 경고)를 듣고 있었으나 그래도 미국이 제게는 기회의 땅으로 보였습니다. 지금도 이 생각에는 변함이 없습니다만 그 '일'이 이렇게 빨리 터질 줄 몰랐습니다. 사실 3년이 짧은 시간은 아닌데 제가 이 땅에서 버벅거리는 정도가 예상했던 것보다 심해서 미처 준비를 못하고 있었던 것이죠.

유럽, 일본, 미국 등 전세계 정부들이 나서서 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금융계를 도와주고 있더군요. 그러나 차이는 있겠지만 한국에서 'IMF시절'이라 불리던 경기침체가 미국에서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2년이 될지 10년이 될지 모르지만 한동안 꽤 힘들겠지요. 긍정적으로 생각해보면 한국에서 이미 이런 어려운 상황을 격어 본 사람으로서 이 상황을 다른 이들보다 조금은 더 지혜롭게 헤쳐나갈 수 있을 것 같기는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생애를 살면서 그것도 한참 돈 쓰는 재미를 볼 나이에 2번씩(※참조1, 2)이나 돈 걱정하면서 산다는 것은 참으로 섭섭하다는 생각입니다.

※참조1: 90년대엔 대학 들어간 선배들이 과외 해서 돈 쓰는 재미에 사는 줄 알았거든요.
※참조2: 나이 서른 쯤 되면 적당히 즐길만한 돈은 벌고 있을 줄 알았습니다.ㅡㅡ;

  1. BlogIcon Ruud (2008.10.15 10:13 신고)
    ㅠ_ㅜ 근데 즐길만한 돈을 번다는 것이 항상 참 힘든 거 같아요. 저는 얼마를 벌던 간에 돈 걱정 없이 사는 건 힘들 것 같네요. 크윽 -_-;;
    • BlogIcon Y군! (2008.10.16 09:00 신고)
      욕망은 끝도 없겠지만 저는 집세 내고 공과금 내고 저금 좀 하고 일주일에 한두번 외식하고, 한달에 영화 2편 정도 보고.. 뭐 그 정도만 되면 꽤 즐길만 할 것 같은데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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