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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인터넷 서비스, 미국에 당분간 오지 말지어다.

얼마 전 우리 집에 배달되어 온 전단지이다. 최고 768Kbps 라고 하면서 고속인터넷이라고 한다. 오호통제라! Google과 MS, Yahoo 등이 있는 정보강국, IT강국, 미국 인터넷 속도의 실체가 바로 이것이다. ㅡㅡ; 우리집에서 쓰고 있는 인터넷 서비스는 최고속도 1.5mbps(다운로드)의 케이블이다. 그것도 실속도는 보통 780kbps 근처에서 왔다갔다한다. 참고로 우리동네는 시골이 아니다. 집앞에 있는 언덕에 오르면 뉴욕시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메트로폴리탄 지역이다. 현재 우리 동네에서 내가 가질 수 있는 옵션은 1.5mbps 기본형, 15mbps 고급형, 빛의 속도라고 광고를 해대는 Verizon의 30mbps 광케이블 서비스이다. 그런데 광케이블 서비스는 이 동네까지 깔리려면 몇 달 기다..

웹과 나 2008.03.13

속도감을 가지고 일하자 - 시간관리에 관한 생각 02

예전에 West Wing이라는 미드라마를 즐겨보곤 했습니다. 극 중에서 대통령을 비롯해 보좌관들이 서로 대화를 하는 모습이 자주 나오는데, 그들이 여유를 부릴 때는 소파에 몸을 묻고 앉아 그대로 두어 시간은 흘려 보낼 듯 보이지만 대화가 끝나기가 무섭게 경보 수준의 빠른 걸음으로 다음 목적지로 이동합니다. 저는 이들이 이렇게 민첩하게 움직이며 시간을 아끼는 모습에서 아주 깊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미국인들이 느릿느릿하다고 알고 있는 분들이 많지만, 미국에서도 많이 버는 사람들은 한국 사람들 못지 않게 많이 움직입니다. 그런데 뉴욕에 와서 일을 하면서 보니 그런 모습을 자주 보게 되었습니다. 정말 빨리 걷고, 빨리 먹고, 회의 후 실행에 옮기는 속도가 굉장합니다. 간부급으로 올라갈수록, 고소득자로 갈수록 그..

소중한 일부터 먼저 하라 - 시간관리에 관한 생각 01

최근 6개월간 여러가지 파트타임 잡을 하면서 시간관리에 애를 많이 먹었습니다. 학창 시절에 하던, 시간 되면 갔다 오는 그런 단순 알바와는 달리 제법 복잡하고 책임감이 실린 조직의 업무들이라 차원이 다르기도 했지만 몇달간 백수 생활을 하다가 갑자기 서너개의 파트타임 일을 하려고 하니 힘들더군요. 단순한 자료입력부터 웹사이트 관리, 회계, 번역, 글쓰기 등의 다양한 분야의 일을 하자니 업무간 방해도 상당하고 시간분배가 어려웠습니다. 그 결과 돈 버는데 급급해서 그 이외의 것들은 다 미루어 버렸습니다. 블로그는 아예 내버려두고, 지인들과 연락을 못하고 잠도 제대로 못 자는 등 이래저래 헤맸던 것 같습니다. 한달 반 가량을 허우적거린 후, 우선순위를 정하고 일을 하면서 시간관리에 좀 진전이 있었습니다. 나 등..

quick launch (빠른 실행) 아이콘과 몇가지 생각

1. 제 스스로가 컴퓨터에 친숙해서 그럴 수도 있지만 미국에서 사람들이 컴퓨터를 쓰는 모습을 보면 한숨이 절로 나올 때가 많습니다. 하드웨어적인 지식은 기대도 하지 않지만, 윈도우즈를 비롯해서 사용하는 프로그램에 대한 지식이 너무 부족한 경우를 자주 보기 때문입니다. 컴퓨터 사용이 보편화되어 있기에 많은 사람들이 아주 어릴 때부터 컴퓨터를 사용한다는 점이 한국과 크게 다를 바가 없지만 그 사용수준이나 능력은 한국이 압도적으로 높습니다. 파트타임으로 일하는 회사의 제 보스는 회계사인데, 쌀집 계산기를 두드려서 엑셀에 입력하는 놀라운 상황을 늘 제게 보여줍니다.ㅡㅡ; 이분, 입사초기에는 계산기 안 쓴다고 갈구더니 요즘은 제가 엑셀로 일하고 있으면 계산기 쓰라고 살살 꼬드깁니다. 2. 얼마 전에 다른 부서의 ..

가사와 육아를 돌보는 남편 - 가사분담에 관한 짧은 생각

요즘 집에서 일을 많이 하고 있다. 여러가지 파트타임 일 중에서 지금은 거의 두 가지로 줄여서 집중하고 있는데 주로 많은 시간을 재택근무가 가능한 웹 쪽 일에 분배하고 일주일에 한두번만 사무실에 회계 일을 하러 나간다. 인터넷만 있으면 어디서든지 일을 할 수 있기는 하지만 날이 춥고 일단 나가면 돈을 써야 하기 때문에 사무실에 나가지 않는 날은 주로 집에서 일을 하는 편이다. 그러다 보니 가사를 분담하는 비중이 자연스레 높아진다. 밖에서는 도시락을 먹거나 간단히 사먹고 말 점심을 요리부터 설거지까지 좀 더 많은 시간을 쓰게 되고 작년 초반 반년 이상을 집안일과 공부를 병행했더니 버릇이 되었는지 집안일도 자연스럽게 많이 하게 된다. 형제자매가 없어서 어렸을 적부터 집안일을 많이 도왔고 오랜 자취생활도 했고..

영어를 쉽게 하는 비법 - 말하는 건 내 몫, 듣는 건 네 몫

영어라고 다 똑같은 영어가 아니며 그 종류가 수십 가지가 넘는다는 사실을 알고 계신가요? 제가 중고교에 다닐 때만 해도 흔히 영어라 하면 문자 그대로 영국에서 쓰는 말 혹은 미국 드라마나 헐리우드 영화에서 들을 수 있는 외국어 등으로 생각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요즘에는 영국식과 미국식 정도는 구분하기도 하지요. 그렇지만 영어라는 언어는 정말 다양한 국가에서 다양한 민족이 쓰는 언어이며 어디서 누가 쓰는가에 따라서 많은 차이를 가지고 있습니다. 같은 영어라도 서로간에 커뮤니케이션이 매우 힘든 경우도 있을 정도입니다. 영어를 쓰는 나라는 무척 많습니다. 자국어에 대한 자존심이 강한 프랑스를 제외한 대부분의 유럽 국가들에서 영어를 자국어만큼이나 자유롭게 구사합니다. 호주나 뉴질랜드에서도 영어를 쓰지요. 아시..

사악한 장난질, wet willy

wet willy라는 장난을 아시나요? 한국에는 이 장난이 없답니다. 간단하게 이야기해서 귓구멍 안에 침칠을 하는 장난입니다. 위키피디아에 보니 더 상세하고 재미있게 설명이 되어있네요. 잠들었거나 방심하고 있는 희생자의 귓속에 침을 묻힌 손가락을 집어넣는데 특별히 인체에 해가 되는 것은 없지만 젖은 귓속의 느낌이 극도로 기분을 더럽게 만든다는군요. 제 개인적으로는 아주 사악한 장난이라고 생각해서 무지하게 싫어합니다. 이 장난을 처음 접했을 때는 굉장히 충격적이었습니다. 개인적인 공간이나 프라이버시를 중요시하기에 부모자식 간에도 일정한 물리적 거리를 유지하는 미국인들이 서로의 귓속에 침을 바르다니요! 물론 아무하고나 하는 장난은 아니고 형제자매나 매우 친한 친구들끼리 (혹은 술먹고 맛이 갔을 때에나) 하지..

우리 회사 리셉셔니스트

리셉셔니스트(receptionist)는 직업을 한국에서는 정확히 뭐라고 부르는지 잘 모르겠습니다만 미국에서는 이 직업은 주로 회사나 사무실의 입구 혹은 대기실에 위치한 사무실 혹은 책상에서 관리지원도 하고 방문자나 고객들을 응접하는 일을 주로 합니다. 전문적인 기술을 요구하는 일이 아니라 그렇게 높은 급여를 받지는 못하지만 미국에서는 파트타임 잡으로 혹은 제대로 사회초년생의 직장으로 처음에 한번씩 거쳐가는 직업/직종 중의 하나입니다. 제가 일하는 건축회사의 리셉셔니스트는 코네티컷 시골에서 자랐고 키가 작은 20대 중반의 백인 푸에르토리코계(系) 청년입니다. 그런데 이 친구의 진짜 직업은 리셉셔니스트가 아니라 배우(actor)입니다. 대학시절 연극을 너무 하고 싶어서 졸업 후 연기학교에 들어간 후 배우가 ..

뉴욕, 뉴요커 2008.01.18

버릴 줄 모르는 사람들

※ 이 글은 저의 제한적인 경험과 지식으로 인한 편견과 일반화가 있음을 미리 알리는 바입니다. :) 미국 TV 프로그램 중에는 집안을 정리하고 예쁘게 꾸며 주는 내용을 가진 쇼가 많이 있습니다. 쇼호스트가 인테리어 디자이너나 목공예 기술자 같은 관련분야 전문가들을 데리고 나와서 지저분한 집을 깔끔하게 정리하고 꾸며주지요. 그런데 이런 쇼가 시청율이 무척 높아서 케이블 방송사들이 비슷한 쇼를 하나씩 가지고 있습니다. 왜 시청율이 높냐면 시청자들에게 남의 이야기, 강건너 불구경이 아니기 때문이지요. 미국은 소비가 미덕인 나라입니다. 돈이 있는 사람은 값비싼 명품을 얼마든지 쉽게 살 수 있고 돈이 없는 사람은 싸고 좋은 물건들을 자기 취향대로 얼마든지 구할 수 있습니다. 없는 사람도 "돈 쓰는 재미"를 톡톡히..

Qbox로 음악을 듣다

요즘에 참 좋습니다. 참 오랫동안 음악을 멀리하고 살았는데 일 때문에 귀에 음악을 달고 살고 있거든요. 한 2년 반을 음악을 찾아 듣질 않고 귀에 들리는 대로 들었지요. 미국에 오기 전까지만 해도 음악이 없으면 죽는 줄만 알았답니다. 좀 더 정확히 말해서, 혼자 있을 때는 항상 귀에 이어폰을 끼고 살았답니다. 미국에 오면서 가지고 있던 음반(대부분 클래식과 재즈)을 모두 어머니께 드리고 왔는데 한동안 비자와 일자리 문제로 겨우 밥벌이만 하면서 지내다 보니 재즈 음반 한장 살 심적인 여유가 안 생기더군요. 정당하게 음악파일을 사는 미국친구들 사이에서 P2P는 이용할 생각도 안했지요. 그러다 보니 점점 음악과 멀어지고 이제는 음악을 제대로 들어보고 싶어도 어느 뮤지션의 어느 음반을 사야할지 도무지 감이 오질..

웹과 나 2008.0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