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거의 매일 잠들기 전에 수입과 지출을 확인하고 가계부에 기록합니다. 그날 모은 영수증과 은행 웹사이트에 가서 대기상태이거나 승인된 거래의 내역 및 금액이 맞는지 확인하는 것도 거르지 않습니다. 약간은 편집광적일 정도로 시간을 꼭 할애하는 데는 3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 미국땅까지 와서 어렵게 돈을 벌고 있는 만큼, 씀씀이를 잘 관리해서 빨리 부자가 되기 위해서입니다.
둘째, 아내와 제가 각각 신용카드를 2개 이상 사용하고 있어서 매일 확인하지 않으면 가계 전체에 돈이 나가고 들어가는 것을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셋째, 미국에서는 신용카드를 자주 사용하는 만큼 카드도용이 흔하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4년 넘게 매일 인터넷으로 은행 잔고 및 거래내역을 확인하는 동안 단 한번도 볼 수 없었던 미확인 거래가 드디어 나타났습니다. 제 Bank of America 신용카드 사용내역에 Pending (승인대기) 중이기는 했지만 digitalriver.com 에서 $75.95를 사용한 것으로 나오더군요. 구글로 검색해 보았더니 digitalriver.com에서 신용카드 도용을 당한 경우가 꽤 알려진 문제더군요. 당장 Bank of America 신용카드 뒷면에 쓰여진 24-Hour Customer Serivce에 전화를 걸었습니다. 그런데 아직 승인된(Authorized 혹은 Posted) 내역이 아니기 때문에 해줄 수 있는 일이 없다고 거래가 승인이 되어서 내역 상에 Posted 되면 다시 전화해보라고 하더군요.

오늘 다시 확인해 봤더니 거래 내역이 승인되어 있더군요. 제가 digialriver.com에서 Kaspersky 백신을 구입한 걸로 나오는 겁니다. 맥유저가 된 후부터 바이러스 걱정을 잊고 살던 제가 안티바이러스 프로그램이라니 황당하더군요. Bank of America의 고객센터에 다시 전화를 걸어서 이런 구매를 한 일이 없으니 지불을 취소해 달라고 했습니다. 저와 같은 digitalriver.com으로의 도용 케이스가 자주 있었다며 담당자도 별 이견 없이 처리를 해주더군요. 신용카드 거래내역에서 해당 항목이 삭제되는 데는 하루(1 business day)가 걸리지만 제 신용카드 번호가 유출된 이상 같은 신용카드를 계속 사용하는 것은 위험하기 때문에 새 신용카드를 발급해준다고 해서 그러라고 하고 전화를 끊었습니다.

미국에서는 신용카드를 도용이 정말 흔한 것 같습니다. SSL이 없거나 보안이 취약한 전자 상거래 사이트를 이용하거나, 전화로 음식을 주문할 때 결재용으로 신용카드 번호를 주는 것도 흔합니다. 이베이에는 신용카드 복제기 조립용 키트도 돌아다니죠. 이런 상황에서는 개인이 늘 조심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합니다.

당연한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신용카드(Credit Card)나 현금카드(Debit Card) 등을 사용하며 지킬 사항들을 정리하자면,

  • 은행(카드사) 웹사이트 혹은 은행(카드사)에서 월별로 보내주는 명세서를 꼼꼼히 확인합니다. 한 달에 한번씩 확인하면 카드의 사용내역이 기억이 나질 않을 수 있고, 제 때 확인을 못할 수도 있으니 웹사이트를 통해서 적어도 일주일에 한두 번은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 영수증은 꼭 보관하고 카드의 사용내역과 비교합니다. 카드 사용내역이 잘못 되었을 때 영수증만한 증거가 없습니다. 게다가 세금 보고(Tax Report)를 할 때 세금감면 항목의 증빙자료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 여행이나 출장을 갈 일이 있으면 미리 카드사의 고객서비스에 전화를 걸어서 일정을 알려주는 것이 좋습니다. 같은 카드가 갑자기 전혀 다른 두 지역에서 쓰이는 것이 카드사에 포착되면 안전을 위해서 대부분의 경우 카드의 사용이 정지되고 전화를 걸어서 사용정지를 해제할 때까지 큰 불편을 겪게 됩니다.
  • 주유소 등에서 카드를 주유원이나 점원에게 건네줘야 할 때 카드가 주유기 혹은 계산대 이외의 장소에서 쓰이지 않는지 내 카드의 위치를 주시해서 잘 확인해야 합니다. 신용카드번호 도용의 많은 경우가 주유소에서 이루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 카드 명세서에서 본인이 모르는 지불 항목을 발견하면 바로 카드 뒷면의 고객서비스로 전화를 걸어서 신고를 해야 합니다. 카드주인에 의한 사용이 아니라는 사실이 확인되면 2-3일 이내에 지불이 취소되고, 바로 확인이 되지 않으면 심사를 거쳐 90일 이내에 결과를 알려주게 됩니다. 법적으로 카드주인이 사용하지 않은 사용내역에 대해서는 본인이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으므로 너무 걱정할 필요 없이 차분히 대응하면 됩니다. 다만 사용 내역이 명세서에 표기된 후 너무 많은 시간(45-60일)이 지나게 되면 잘못된 항목을 수정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기간이나 조건은 카드사마다 다를 수 있습니다.

제가 빠뜨린 부분들이나 추가하셨으면 하는 부분들이 있으면 꼭 알려주세요.^^

참고: digitalriver.com은 잘 알려진 소프트웨어 전문 상거래사이트이고 이 사이트가 제 카드를 도용한 것은 아닙니다.^^;

  1. anakiny (2010.01.16 23:40 신고)
    안녕하세요, 지난 번에 댓글 남긴 청년입니다. 저도 한달 전에 똑같은 회사에서 똑같은 액수로 허위 청구가 되서 뱅크에 전화해서 취소하고 새로 카드를 받았습니다. 그 사건 이후로는 카드보다 현금 사용이 늘었습니다. Y 군님 경우도 잘 처리가 되었다니 다행입니다.
    • BlogIcon Y군! (2010.01.18 00:08 신고)
      안녕하세요. 이런 경우를 당하신 분이 또 계시는군요. 잘 처리가 되어서 다행이네요. 저도 오늘 은행에서 지불 취소가 되었다고 연락이 왔더군요.^^
  2. (2011.02.19 03:14)
    비밀댓글입니다
  3. 감사합니다 (2013.02.03 01:30 신고)
    미국에 온지 얼마 안된 유학생입니다. 이 글 보고서 바로 은행에 전화걸어서 해결했습니다. 사실 완전히 해결되려면 승인내역이 떨어지고 은행에 한번 더 전화를 달라는군요.... ㅜㅜ debit카드는 해결되려면 시간이 더 걸린다던데... 그래도 덕분에 정말 감사합니다. 어찌해야할 바를 몰랐는데 정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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